본문 바로가기

[백가쟁명:유주열] 돌아 온 판다

중앙일보 2016.03.10 11:22
2014년 7월초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내외분은 당시 세월호 참사로 우울증에 빠져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판다 한 쌍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전 세계 2000여 마리 밖에 생존하지 않은 희귀동물 판다를 통해 양국의 우호를 확인하는 판다외교(panda diplomacy)의 일환이다. 그 판다 한 쌍이 지난 3월3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판다를 15년간 대여 받아 위탁 사육할 용인시의 에버랜드(삼성물산)는 공모를 통해 2012년생 수컷의 판다에게는 ‘러바오(樂寶)’ 2013년생 암컷에게는 ‘아이바오(愛寶)’ 즉 즐거움을 주는 보물, 사랑스러운 보물로 이름 지었다. 아이바오는 에버랜드의 중국 이름인 아이바오러위안(愛寶樂園)에서 따 왔다고도 한다.
에버랜드가 판다 한 쌍을 들여오면서 우리정부로부터 처음으로 일반연수(D-4) 비자를 발급받았다고 화제가 되고 있다. 에버랜드 측은 판다 한 쌍에게 매년 연간 100만 미불을 대여료로 중국에 낸다고 한다. 금슬이 좋아 첫 번째 새끼가 태어나면 50만 미불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1984년부터 멸종위기에 놓여 있는 판다를 보호하기 위해 종래의 기증형식에서 유료 대여형식으로 바꾸어 ‘따꿍꿔오바오(打工國寶)’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보 판다가 해외에 파견되어 스스로 돈을 벌어 자기를 보호한다는 의미이다.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의 로고로도 사용되고 있는 희귀동물 판다는 네팔어 ‘폰야’에서 유래되었고 ‘폰야’는 ‘대(竹)를 먹는 동물’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판다는 매일 40kg 정도의 대나무를 먹어야 사는데 판다가 본래부터 대나무를 좋아해서가 아니고 대나무 이외는 먹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판다를 대를 먹는 곰(竹熊)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이다.
흑백의 털을 가진 판다는 검은 안경을 낀 것 같은 눈과 둥근 얼굴 그리고 야생 동물에서 보기 어려운 느릿느릿하고 태평스러운 몸동작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판다 전문가는 판다의 이러한 모습은 생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눈이 쌓인 바위 그늘과 대나무 숲(竹林)에 사는 판다에 보호색으로 흑백의 털이 자랐고, 어금니로 단단한 대줄기를 부셔야하므로 턱뼈의 근육이 발달되어 미인형의 둥근 얼굴로 보이게 된다. 느릿느릿한 몸동작은 대나무의 기본열량이 부족하여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부득이한 몸놀림이라고 한다.
귀엽지만 어딘지 모르게 함량미달로 보이는 판다에게 쿵푸(功夫 중국무술)를 가르쳐 주어 히어로를 만드는 특이한 발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애니메이션 ‘쿵푸 판다’의 이야기이다. 최근 극장가에 ‘쿵푸 판다 3’가 흥행몰이를 한 것도 판다에게 이러한 매력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에서 판다를 말할 때 슝마오(熊猫), 타이완에서는 마오슝(猫熊)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름에 고양이(猫) 글자가 들어 있는 것은 생긴 모습이 고양이 같다는 의미이다. 처음 중국에 알려진 판다는 사실 고양이 또는 너구리 모습을 하였기 때문에 슝마오라 는 이름을 얻었다. 그러나 후에 발견된 판다는 체격이 크고 모습도 다르다. 앞서 고양이 같은 판다를 샤오슝마오(小熊猫 lesser panda 애기판다)로 고쳐 부르고 지금 일반적으로 부르는 판다를 따슝마오(大熊猫 giant panda 대왕판다)로 부른다.
서울대공원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샤오슝마오는 몸길이가 60cm 이고 무게도 3-6 kg으로 고양이처럼 작고 너구리처럼 긴 꼬리가 있다. 샤오슝마오는 주황색 바탕에 흰색과 검은 색의 털이 나 있어 붉은 판다(花熊 red panda)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한편 따슝마오는 몸길이가 1.5m이며 몸무게는 100-150kg 정도로 곰과 동물이다.
판다외교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685년 중국(唐)의 측천무후가 일본의 왕실에 보냈다는 판다는 울긋불긋한 샤오슝마오로 생각된다.
한국을 찾아 온 판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2년 전 1994년 한중 수교 2주년 기념으로 들어 온 판다 한 쌍을 에버랜드가 5년간 사육하다가 외환위기로 반납한 전례가 있다. 이번에 사육을 맡은 에버랜드는 과거의 경험을 살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최첨단 사육시설을 구비한 ‘판다 월드’를 4월부터 공개한다고 한다. 판다를 통해 한중 우호가 심화되고 더 많은 유커(遊客 중국 관광객)의 방문이 기대된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