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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에서 또…이번엔 20대 부부가 생후 3개월된 딸 학대 사망

중앙일보 2016.03.10 09:56

태어난 지 3개월 된 딸을 학대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부천 오정경찰서는 폭행치사와 유기 혐의로 아버지 박모(22)씨와 어머니 이모(22)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9일 오전 2시쯤 부천시 오정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생후 3개월 된 딸 A양이 울자 아기 침대에서 꺼내다 바닥에 떨어뜨린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바닥에 떨어진 A양의 입에서 피가 났지만 이들은 작은방으로 딸을 옮긴 뒤 우는 아이의 입에 분유병을 물리고 배를 꼬집었다. 이후 A양이 울음을 그쳤지만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잠을 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오후 1시30분쯤 일어난 이들은 A양이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집 인근 병원으로 데려갔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병원 측은 아기의 몸에 멍자국 등 학대 징후가 발견되자 경찰에 신고했다. 병원 관계자는 "아이의 온몸에서 멍자국과 골절 등이 발견됐다. 정확한 사인을 알 수는 없지만 타살·사고사 같은 외적 요인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고교를 졸업한 뒤 2014년 10월 혼인신고를 하고 지난해 12월 A양을 낳았다. 생활은 어려웠다. 49.5㎡(15평) 크기의 월셋집에 살면서 딸을 키웠다. 생활비는 박씨가 호프집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벌었지만 그마저도 지난 1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아이가 운다는 이유 등으로 아이를 학대했다. 박씨는 지난 1월에도 A양을 아스팔트에 떨어뜨려 머리 등 5곳에 찰과상을 입히고 어깨뼈와 오른쪽 팔이 골절됐지만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했다. 지난달 15일부터 최근까지는 "딸이 시끄럽게 운다"며 매주 3차례 정도 아이의 머리와 배를 꼬집는 등 학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처음엔 범행을 부인했지만 경찰이 계속 추궁하자 학대 사실을 인정했다. 반면 어머니 이씨는 "나는 학대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씨가 남편이 아이를 학대하는 것을 보면서도 말리지도 않고 제대로 보살피지도 않은 만큼 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 부부가 평소 생활고와 육아 스트레스로 많이 다툰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런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학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 부부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A양의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요청했다.

부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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