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윤상현과 통화한 녹취록 속 "형님"은 누구

중앙일보 2016.03.10 02:09 종합 7면 지면보기
새누리당을 흔든 “김무성 죽여버려” 발언 파문에서 최대 관심사는 윤상현 의원이 지난달 27일 누구와의 통화에서 이 발언을 했느냐다. 통화 대상이 누군지에 따라 취중 말실수인지, ‘김무성 찍어내기’ 논의였는지가 갈린다.

윤 의원 “공천위·청와대 인사 아냐
만취해 통화 녹음자도 기억 안 나”

채널A가 9일 추가로 보도한 녹취록에 따르면 윤 의원은 상대방을 “형님”이라고 불렀다. “내일 (김 대표를) 공략해야 돼. 오케이 형님”이라고 녹음돼 있다. 또 녹취엔 “내일 쳐야 돼. 그래서 내가 A형한테다가, B형(과 같이) 해가지고 정두언이하고 얘기할게”란 내용도 있다.

이 때문에 비박계는 윤 의원이 친박계를 동원해 김 대표를 치려고 했다고 주장한다. 마침 통화에 등장한 ‘A형’과 ‘B형’도 각각 친박계 핵심 중진 의원과 대선캠프 핵심 참모였다고 한다.

특히 비박계가 통화 대상으로 거론하는 이름은 이한구(71) 공천관리위원장과 현기환(57)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다. 이들이 1962년생(54세) 윤 의원보다 나이가 많다.

이재오 의원은 9일 당 회의에 참석해 “윤 의원이 당 대표를 ‘솎아내야 한다’고 했는데, 그게 혼자 가능한 일이냐”며 “(통화 대상은) 김 대표를 죽여버릴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윤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공천위원이나 청와대 인사와 통화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면서 어떻게 확신하느냐”는 질문에도 “(내가) 험한 말(투)을 할 수 있는 분이 (청와대나 공천위엔)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김무성, 윤상현 사과 거절…서청원 “통화 녹음, 흉악한 일”

지난달 27일 윤 의원은 서울 여의도에서 공천면접을 봤다고 한다. 그러곤 지역구(인천 남을)로 가 술을 마신 뒤 지역사무실에 들렀다가 김 대표 성토 전화를 했는데, 그 대상이 누군지는 기억 나지 않는다는 것이 윤 의원의 말이다. 그는 “통화기록을 보면 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기록을 봐도 이 사람인가 저 사람인가 한다”고 했다.

9일 오후엔 윤 의원이 주변에 “통화 대상이 C 또는 D의원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친박계 핵심인 C·D 의원은 모두 본지에 “지난달 27일 윤 의원과 통화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통화 대상이 미궁에 빠지는 분위기다.

당시 통화를 녹음한 사람도 불분명하다. 윤 의원은 “제 주변 사람이 녹음한 것 같은데, 하도 술을 많이 마셔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채널A는 녹음자가 윤 의원과의 대화를 담으려고 했는데 우연히 통화가 녹음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윤 의원의 통화를 동의 없이 녹음한 사실만으로도 위법행위다.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하다 적발되면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과 5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할 수 있다.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윤상현은 누구=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윤 의원은 유학파(미 조지워싱턴대 국제정치학 박사) 학자다. 2002년 한나라당 총재 정책특보로 정계에 입문한 뒤 2007년 박근혜 대통령 대선 경선캠프의 조직기획단장을 맡으며 친박계 핵심이 됐다. 박 대통령을 ‘누님’이라고 부른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딱 한 번 술 마시고 ‘누님!’ 한 적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85년 전두환 대통령의 큰딸 효선씨와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린 ‘대통령의 사위’였다. 전씨와 이혼한 뒤 2010년 신준호(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막내동생) 푸르밀 회장의 딸과 재혼했다. 충남 청양 출신으로 최근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만든 ‘충청포럼’ 회장으로도 추대됐다.

남궁욱·임장혁·박유미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