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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해외식당, 김정은 이후 30% 늘어…12개국 130여 곳 연 수익만 120억원

중앙일보 2016.03.09 02:54 종합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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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옌지의 북한 식당‘평양아리랑’의 모습. [중앙포토]


정부가 8일 내놓은 ‘독자적 대북제재 조치’에는 북한의 해외 식당 등 영리시설의 이용 자제를 계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 북한 식당 이용 자제 당부
“수익 상당 부분 WMD 개발 쓰여”
현행법으로 강제 단속은 어려워


정부가 언론에 배포한 ‘3·8 조치 설명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12개국에서 130여 개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베이징(北京)·선양(瀋陽) 등 중국에 있는 식당이 약 100개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밖에 러시아와 미얀마·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홍콩 등에서도 북한 식당이 성업 중이다.

북한의 해외 식당은 2012년 이전만 해도 100개 남짓이었지만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30% 가까이 늘었다. 식당 운영 주체는 군이나 당 소속 인사, 내각 기관 등이다. 정부는 이들 식당이 벌어들이는 연 수익이 1000만 달러(약 1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가 우리 국민에게 북한 식당의 이용 자제를 당부하고 나선 것은 이런 시설들이 벌어들이는 돈의 상당 부분이 김정은의 통치자금으로 쓰인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은 기자회견에서 “식당 등 영리기관에서 벌어들인 돈이 궁극적으로는 여러 경로를 통해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분야로 들어가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설명자료도 “북한 식당 등 시설 이용을 줄일 경우 북한의 외화 수입을 상당 부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다만 북한 식당 출입 자제는 ‘계도’ 차원일 뿐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교류협력법상 제약을 받는 ‘(북한 주민) 접촉’이라는 것은 의도와 목적이 있는 만남을 가리키는데, 북한 식당을 방문하는 것은 의도와 목적이 있다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남북교류협력법으로 무조건 ‘강제’할 수는 없다. ‘권고’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후 열흘 만인 지난달 17일에도 북한 해외 식당 출입 자제를 요청했었다. 당시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매우 엄중한 상황이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북한에 자금이 들어가는 행위를 자제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석준 실장은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의 해외 식당을 이용하는 우리 국민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수준으로도 충분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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