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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인사이트] 한반도 유사시 가장 먼저 투입될 중국군은…제39 집단군

중앙일보 2016.03.09 00:47 종합 27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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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호
한국외국어대 국제학부 교수

한·미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 논의에 중국이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 외교는 사드 저지에 올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심지어 중국 해방군보(解放軍報)는 중국 공군이 1시간이면 사드 체계를 초토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최근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군 개혁을 단행했다.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군대로의 전환이 목표다. 한반도 유사시 중국 인민해방군은 과연 어떻게 움직일까.

싸워 이기는 군대로 개혁한 중국
북한 핵과 미사일 위기 고조되자
새벽부터 영하 20도 혹한 무릅쓰고
북·중 접경 200㎞ 지점서 훈련 돌입


중국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중국의 내심을 엿볼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사드 배치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달 중순 환구시보는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 미국과 한국이 38선을 돌파하면 중국도 군사적 개입을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 ‘말보다는 행동을 봐야 한다(聽其言而觀其行)’는 말이 있다. 실제 중국군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나. 지난 1월 말 중국 지린(吉林)성에 주둔 중이던 중국군 제39 집단군(集團軍)의 한 기갑여단이 갑작스레 훈련에 돌입했다.

영하 20도 혹한기에 급작스러운 상부의 출동 명령을 받고 새벽부터 40㎞를 이동해 공중 위성 정찰부터 장거리 화력 타격, 적군의 교란 습격과 화학무기 공격을 가정한 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고위 장교들은 임기응변 능력을 점검받았다.

훈련이 실시된 곳은 북·중 접경지역으로부터 약 200㎞ 떨어진 곳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무관하지 않은 중국군의 행보다. 사실 한반도 유사시 가장 먼저 투입될 부대가 바로 이들이다. 북한으로의 출동이나 중국으로의 탈북 난민 처리와 같은 임무를 맡고 있다.

한데 최근 39 집단군의 소속이 바뀌었다. 선양군구(瀋陽軍區)에서 북부전구(北部戰區)로다. 군 개혁의 결과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이번 군 개혁은 12자 방침으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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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위원회가 전체를 총괄하고 전구는 전투에 주력하며 군종은 군 건설에 매진한다(軍委管總 戰區主戰 軍種主建)’는 것이다. 그동안 약점과 폐해로 지적됐던 모든 부분과 영역에 메스를 가했다. 크게 세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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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최상층의 지휘 체계부터 갈아 치웠다. 총참모부 등 4개의 총부(總部)를 업무 성격에 따라 연합참모부 등의 15개 부서로 개편했다. 제너럴리스트에서 스페셜리스트로 바꾼 것이다. 혼자 이것저것 다 하는 잡화점이 아니라 자기가 잘하는 코너에만 집중하도록 했다. 아울러 비(非)전투요원 위주로 30만 병력을 감축해 군더더기 살을 뺐다.

둘째, 전국을 7개로 나눠 관리하던 7대 군구(軍區)를 동·서·남·북·중의 5대 전구(戰區)로 재편했다. 전구 신설은 전투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다. 한반도를 맡은 북부전구엔 집단군 하나가 증강돼 4개 집단군이 포진했다. 5개 집단군으로 구성된 중부전구 다음으로 병력이 많다. 나머지 3개 전구엔 각 3개씩의 집단군이 배치됐다.

셋째, 로켓군 신설로 첨단전과 미래전에 대비하고자 했다. 미래의 새로운 전장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핵 공격의 억제 및 반격, 중장거리 미사일 정밀 타격 능력이 필수다. 이에 대한 역량 강화를 위해 기존 제2포병을 로켓군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이 같은 군 개편은 중국에 대한 위협 요인이 달라진 데 기인한다. 1980년대까지는 북쪽으로부터의 옛 소련이 최대 위협이었다. 그러나 80년대 말 중·소 화해, 그리고 90년대 중반 옛 소련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상하이협력기구(SCO)를 결성한 이후 중국은 서북쪽의 안보 불안을 해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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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위협은 동남쪽에서 오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과 미·일 동맹에 의한 압박이 그것이다. 과거 위협이 북부 내륙 지역으로부터 왔다면 이젠 동쪽과 남쪽 해양에서 밀려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북한 핵 개발로 야기된 한반도 긴장이 중국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다. 역내 안정을 바라는 중국의 바람과는 달리 북한 김정은 정권이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이란 불장난을 하다 마침내 한·미의 강경 대응을 초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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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부터 한국에선 키리졸브 한·미 합동훈련이 시작됐다. 세계 최강의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 등 미국의 6대 최첨단 전략무기가 참여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북한도 주민 150만 명을 자원 입대시키는 등 전시 분위기를 연출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중국의 한 고위 외교관은 ‘산에 비가 오려 하니 누각에 바람이 가득하구나(山雨欲來風滿樓)’는 시구로 일촉즉발로 치닫는 한반도 상황을 묘사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39 집단군의 기동훈련에서 보이듯 실제적인 행동으로 준비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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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비상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가장 먼저 대응에 나설 곳이 북부전구다. 여기에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는 중국의 즉각 전력을 한자리에 모았다. 우선 육군은 4개의 집단군이 포진했다.

과거 선양군구의 16, 39, 40 집단군에 지난(濟南)군구 소속이었던 26 집단군이 추가됐다. 집단군은 우리의 군단에 해당하며 5만~7만의 병력으로 구성된다. 26, 40 집단군은 보병사단이 주력으로 산악 특수지역 작전에 능하다. 산이 많은 한반도 지형에서 기동성을 발휘할 수 있다.

16, 39 집단군은 접경지역 작전과 국경 수비 임무를 맡고 있다. 16 집단군은 한국전쟁에 참가한 경력이 있다. 이 중 핵심 전력은 39 집단군으로 인민해방군의 최정예 부대 중 하나다. 한반도 유사시 제1순위로 출병할 전망이다.

환구시보가 말한 한·미 연합군이 38선을 돌파할 경우 개입하게 될 부대가 바로 39 집단군이다. 북부전구는 그 외 1개의 특수전 부대와 1개의 기계화 보병여단, 1개 전자전 연대도 보유하고 있다.

북부전구의 공군엔 3개 전투사단, 1개 정찰사단, 2개 대지(對地)공격여단, 1개 지대공 미사일 여단 등이 있다. 로켓군은 51 기지가 있다. 한·미의 사드 배치 협의 선언으로 중국의 반발이 고조되던 지난달 12일 중국은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둥펑(東風)-21D 전략 미사일을 발사했다.

중국군은 한국에 사드가 배치되면 산둥(山東)반도와 랴오둥(遼東)반도에 배치된 미사일과 레이저 기지를 재배치해야 한다고 본다. 엄청난 비용이 들고 또 미군의 군사 위협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격렬하게 반발하는 이유다.

중국의 대항 방법은 로켓군의 미사일이 한국에 배치된 사드를 조준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대지 미사일은 항공기 폭격보다 정확도가 떨어져 해방군보의 보도처럼 중국 공군에 의한 타격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로켓군은 서해로 미 항모 전투단이 진입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부전구의 해군은 산둥성 칭다오(靑島)에 사령부를 둔 북해함대다. 전술 핵잠수함 3척과 재래식 잠수함 25척, 구축함 8척 등 약 330여 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유일의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을 갖고 있다.

북해함대는 한반도 유사시 보하이(渤海)만과 서해 수역을 봉쇄하고 한반도 서부 지역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미의 북상을 견제하는 것이다. 특히 핵잠수함과 항모 등은 직접적인 군사작전보다는 미 해군이 작전을 하지 못하도록 견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중국군 개편에서 강조된 연합작전 능력 강화 방침에 따라 유사시엔 동부전구가 측면에서 북부전구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우리의 반대편에 서게 되면 한반도 유사시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중국군은 현재 특수전, 정보전, 사이버전, 우주전 등 미래전에 대비한 군사개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같은 중국군의 움직임은 우리에게 미래의 군사 전략과 전력 구조에 대해 고민을 안겨 준다. 우리가 추진하는 국방개혁이 이른 시일 내 성과 있게 마무리돼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또 경성 군사력 못지않게 중요한 게 연성 군사력이다. 우리로선 중국과의 군사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대중 군사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한·중 군사적 신뢰 구축과 소통 차원에서 국방부, 해·공군 핫라인의 운용이 필요하다.

최근 유엔 안보리 차원의 ‘이빨 있는’ 강력한 대북제재안이 마련됐다. 이와 함께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비롯해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각양각색의 도전을 이겨내기 위해선 우리의 국방과 군사개혁이라는 또 다른 강력한 이빨이 필요한 시점이다.


황재호 한국외국어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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