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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수길 맛있는 지도] 골목길 접어들 때 보았네 외국에서 맛본 디저트

중앙일보 2016.03.09 00:10 강남통신 8면 지면보기
가로수길 너머 외국인도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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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수길 디저트 거리는 2007년 문을 연 ‘마망갸또 골목에서 시작된다. 앞뒤 좁은 골목에 캐러멜·롤케이크·초콜릿·파이·도넛만 파는 전문점이 밀집해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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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통신이 ‘맛있는 지도’를 연재합니다. 오래된 맛집부터 생긴 지 얼마 안 됐지만 주목받는 핫 플레이스까지 골목골목의 맛집을 해부합니다. 빼놓지 말고 꼭 가봐야 할 대표 맛집은 별도로 추렸습니다. 한 주가 맛있어지는 맛있는 지도, 이번 회는 신사동 세로수길을 소개합니다.


프랜차이즈보다 셰프의 작은 맛집 많아
서쪽은 카페형, 동쪽은 테이크아웃 위주
가게 절반 2년 사이 생겨 … 트렌디한 거리



신사동 가로수길은 대로변 위주로 붐비는 동네입니다. 그런데 요즘 그 옆 골목인 세로수길의 변화가 심상치 않습니다. 2030세대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디저트 가게와 카페가 여럿 생겨나고 있습니다. 해외 유명 브랜드에서도 디저트 가게를 낼 만큼 주목받는 세로수길, 그 골목골목을 다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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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신사중학교 맞은편 스타벅스 골목 안쪽, 일명 ‘세로수길’은 외국인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쇼핑백을 들거나 ‘바켄’이나 ‘이코복스’ 같은 유명 커피전문점의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든 세련된 차림의 외국인 여성도 눈에 띄었다. 일본이나 중국의 ‘패셔니스타’ 2030이 가로수길이 아닌 세로수길을 찾기 시작했다는 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세로수길은 신사역 8번 출구 뒤쪽, 가로수길을 중심으로 좌우에 흩어진 작은 골목길이다. 가로수길 중심으로 형성됐던 상권이 세로수길로 조금씩 확장되기 시작한 건 2~3년 전부터다. 최근에는 그 움직임이 더 본격화됐다. 패션브랜드 SJYP와 젠틀몬스터, 뷰티브랜드 3CEP 등 요즘 ‘핫’하다는 가게들은 다 세로수길에 자리를 잡는 추세다.

상권이 이동하는 가장 큰 이유는 권리금이다. 이 지역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가로수길에 있는 33㎡(약 10평)의 점포 권리금이 통상 3억원 수준인데, 이는 대기업도 엄두를 못 내는 가격”이라며 “세로수길은 그 절반 정도 되는 비용에 가로수길 못지않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에클레르·수제파이 등 2~3km 디저트 백화점
 
세로수길의 맛집도 1~2년 사이에 많이 늘었다. 맛집의 절반 정도는 새로 생긴 가게들인 듯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네스카페, 스타벅스, 코코 이찌방야 같은 대기업 카페나 식당이 대세였지만 요즘 세로수길은 오너 셰프가 요리하는 소규모 맛집이 인기다.

그중에서도 최고 강세는 디저트다. 도산공원으로 향하는 서쪽 세로수길에는 도레도레, 펌킨테리어, 베질루르, 르타오, 르알래스카 같은 카페 형태의 가게가 많고, 동쪽 세로수길에는 테이크아웃을 주로 하는 작은 가게가 많다. 특히 동쪽 세로수길은 빵, 케이크 등 다양한 종류를 팔던 기존 베이커리와 달리 딱 한 가지 종류만 파는 전문점이 대세다. 반경 2~3km의 거리가 하나의 디저트 백화점 같다.

골목 중에서 가장 길고 붐비는 건 압구정로4길이다. 2007년 오픈한 1세대 디저트 가게 ‘마망갸또’는 지금까지도 가장 유명한 만남의 장소다. 바로 옆에 일본 롤케이크 ‘살롱 드 몽슈슈’가 있고, 안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파주 헤이리에서 유명했던 수제 파이전문점 ‘마담 파이’가 나온다.

직진하면 오른쪽에 수제 초콜릿 전문점 ‘에이미 초코’가 등장하고, 바로 그 옆에 지난해 오픈한 샌프란시스코 도넛 전문점 ‘미스터홈즈’가 보인다.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마카롱과 말차 아이스크림을 파는 ‘헤이제이’가 있고 우회전해서 안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에클레르 전문점 ‘빠따슈’, 파운드케이크를 파는 ‘일파운드’가 차례로 나온다. 크림빵을 파는 ‘바바’나 ‘삐아프’도 앞서 언급한 가게들과 한두 블록 옆에 위치한다.

삐아프의 고은수 셰프는 원래 도산공원 근처에 1호점을 냈다가 최근 이곳으로 이전했다. 고급 초콜릿을 지향하는 전문점인 만큼 도산공원 상권이 더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이 일대에 수준 높은 맛집이 늘어나는 걸 보고 이전해도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최근 인기인 도넛 가게 ‘미스터홈즈’도 같은 이유로 이 골목에 자리했다. 배한나 홍보팀장은 “서울의 가장 트렌디하고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찾는 곳이 바로 가로수길과 세로수길”이라며 “오픈 초기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먹던 도넛 맛이 그립다며 다시 찾은 손님들이 대다수였다”고 말했다.

가로수길 안쪽 빌라촌에서 오래 거주한 정희영(36) 씨는 “처음 찾는 이에게는 복잡하고 미로처럼 느껴질 수 있는 골목이지만, 헤매다 보면 멋진 디저트 가게가 나와서 신기한 게 바로 세로수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중국·인도·멕시코 등 이국적인 식당도

세로수길 디저트 가게는 평수가 좁은 전문점 형태다 보니 커피를 마시며 느긋하게 공간을 즐기고 수다를 떨만한 분위기는 아니다. 그래서 이 골목에는 디저트 가게 못지않게 커피전문점이 많다. ‘커피스미스’나 ‘빈스빈스’ 같은 대로변의 대형 카페는 여전히 붐비지만, 디저트를 사러 일부러 세로수길 골목을 찾는 사람들은 실력 있는 바리스타가 상주하는 전문점을 선호한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원두를 선보이는 ‘카페포엠’, 일본식 핸드드립 커피를 파는 ‘이코복스’ ‘아르코’ ‘인디펜던트’가 골목마다 숨어 있다. 최근에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코발트’가 지하 1층에 ‘카페’(Kafe)라는 이름의 가게를 새로 냈다. 브런치 식당을 겸하는 ‘핀카페’도 인기다.

이 거리엔 캐주얼한 분위기의 이국적인 식당이 많다. 같은 외국 음식점이라도 청담동이나 반포동의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아니라 20~30대를 겨냥한 가벼운 한 끼 식사를 판다. 마망갸또가 있는 압구정로4길에는 미국식 중국 음식을 파는 ‘차알’, 미국 남부 가정식 레스토랑 ‘샤이바나’, 일본식 카레우동 전문점 ‘코나야’와 햄버그스테이크 집 ‘오헤야’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모여 있다. 한 블록 안쪽에는 인도 음식점 ‘리틀 인디아’, 태국 식당 ‘쉐레타이’가 있고 멕시코 타코 전문점 ‘감성타코’와 ‘그릴5타코’도 바로 근처다.

일본 음식점은 특히 많다. 코나야와 헤야 말고도 점심에 정식을 파는 ‘유노추보’, 카레집 ‘옐로스푼’, 라멘집 ‘산쪼메’ 등이 곳곳에 숨어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가로수길이 핫 플레이스로 알려졌을 때 가장 많이 왔던 일본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식당이 생겨났고, 지금은 그게 맛집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유입됐지만 제대로 된 중국음식점은 많지 않다. 모던하게 미국식으로 변형한 차알 정도다.


대표 맛집

바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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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베이커리 ‘곤트란쉐리에’와 가로수길 빵집 ‘르알래스카’ 출신 셰프들이 만든 빵 메뉴가 다양하다. 뉴욕 브루클린에 있을 법한 허름하고 낡은 외관이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골조를 그대로 드러낸 천장과 벽돌 벽, 빵이 가득 쌓여 있는 철제 선반 등 인테리어가 개성 있다. 대표 메뉴는 속을 꽉 채운 빵을 뜻하는 ‘스터프빵’(Stuffed Bread)이다. 부드러운 크림이 가득 들어 있는 커스터드 크림빵이 대표 메뉴다. 그 외에도 스팸빵, 베이컨치즈빵 등 식사나 간식용으로 먹기 좋은 빵이 여러 가지다.

○ 대표 메뉴: 커스터드 크루아상 3800원, 베이컨 치즈빵 4500원
○ 운영 시간: 오전 10시30분~오후 9시30분
○ 전화번호: 02-516-8889



콰이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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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수길을 걷다 보면 층마다 각기 다른 콘셉트의 밥집이 모여 있는 파란색 건물이 나온다. 1층엔 일본 가정식을 하는 ‘그릴밥상’, 2층엔 중식당 ‘콰이 19’, 3층엔 한식전문점 ‘모던밥상’이 있다. 그중에서도 근처에 깔끔한 중식당이 많지 않은 까닭에 콰이19는 항상 붐빈다. 홍등, 중국풍 문짝, 병풍으로 꾸민 이곳에서는 오향장육, 전가복 같은 정통 중국 음식을 판다. 7~8가지 메뉴가 나오는 런치·디너 코스를 많이 찾는다.

○ 대표 메뉴: 런치 코스 3만~4만원대, 디너 코스 5만~9만원대
○ 운영 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 전화번호: 02-3444-7919



미스터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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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요즘 가장 ‘핫’한 디저트 가게가 세로수길에 문을 열었다. 가정집 같은 흰색 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서면 도넛 파는 매장이 나오는데, 도넛 나오는 시간대가 되면 1층까지 길게 줄을 서서 도넛을 사는 풍경이 펼쳐진다. 네온사인, 대리석 테이블, 가죽 소파로 꾸민 세련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겹겹의 페이스트리로 만든 크루아상과 머핀을 합친 크러핀, 우유와 버터가 많이 들어가 부드러운 브리오슈 도넛이 인기 메뉴다.

○ 대표 메뉴: 크러핀 6000원대, 브리오슈 도넛 3000~4000원대
○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 전화번호: 02-547-2004



삐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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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에콜 르노트르에서 초콜릿을 배운 고은수 쇼콜라티에의 초콜릿 전문점이다. 최근 도산공원에서 가로수길로 이전했다. 가게는 프랑스 보석가게처럼 우아하고 세련된 분위기다. 초콜릿과 크림, 버터를 넣어 만드는 16가지 봉봉 초콜릿이 대표 메뉴다. 베네수엘라 주아오, 에콰도르 오리진, 도미니카공화국 등 생소한 지역의 최고 품질 카카오를 엄선해서 쓰고 프랑스산 크림과 버터를 섞어 만들어 여느 초콜릿보다 맛이 깊고 부드럽다.

○ 대표 메뉴: 초콜릿 봉봉 2만3000원(9개 세트)
○ 운영 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30분
○ 전화번호: 02-545-0317

글=이영지 기자 lee.youngji@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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