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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만 판의 알파고, 변칙의 이세돌…돌 던지는 건 누굴까

중앙일보 2016.03.08 01:55 종합 7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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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 vs 알파고, 세기의 대결이 코앞에 다가왔다. 매일 3만여 대국을 두며 쉬지 않고 바둑을 연마한 알파고의 실력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변칙적인 수를 즐겨 두는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맞서 얼마나 창의적 기량을 발휘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번 대국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네 가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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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5번기 4대 관전포인트

① 알파고 실력 얼마나 늘었나

지난해 10월 판후이 2단과의 대결을 통해 알려진 알파고의 기력은 이세돌 9단과 ‘선(先)’, 즉 한 점 정도 기력 차이다. 알파고는 판후이 2단과의 대국을 위해 약 3000만 개의 아마추어 기보를 소화했다. 이후 이세돌 9단과의 대결을 앞두고 수많은 프로기사의 기보를 습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결을 통해 5개월간 성장한 알파고의 기력을 재평가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향후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와 가능성도 짐작해 볼 수 있다. 최대의 관전 포인트다.

② 알파고의 신수(新手) 대응력

이세돌 9단은 대표적인 변칙 복서다. 정석에도 없는 창의적인 수를 즐겨 둔다. 이번 대결에서도 이 9단은 변칙적인 수로 판을 크게 흔들 것으로 관측된다. 알파고는 이에 대해 과거의 기보를 토대로 최선의 수를 찾아낼 것이다. 만약 이 9단이 기보에도 없는 수로 공격한다면 알파고가 어떻게 응수할지가 궁금하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7일 “이세돌 9단의 기풍은 매우 창의적이다. 그와의 대결 자체가 매우 멋진(fantastic) 일”이라고 말했다.

③ 알파고도 돌을 던지나

바둑에는 이길 가능성이 없을 경우 끝까지 승부를 마치지 않고 중간에 포기하는 룰이 있다. ‘돌을 던진다’고 표현하며 이렇게 이기는 경우를 불계승(不計勝), 지는 경우를 불계패(不計敗)라 한다. 개발자에 따르면 알파고도 승산이 없을 경우 중간에 돌을 던질 수 있다. 하사비스 CEO는 지난달 22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알파고는 판세를 읽고 이길 확률을 계산한다. 이길 확률이 없다고 보면 돌을 던진다”고 했다. 이번 대국에서 알파고가 수세에 몰릴 경우 실제로 돌을 던지는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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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이세돌 9단의 심리적 부담

이세돌 9단이 상대할 알파고는 그간 대국을 치러온 프로기사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무한 체력의 소유자인 데다 감정 변화가 전혀 없다. 이 점은 이세돌 9단에게 예기치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판후이 2단 역시 “알파고와 대국을 하면서 상대가 전혀 심리 변화가 없다는 게 강하게 느껴졌다. 점점 나 자신을 의심한 게 가장 큰 패배의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이세돌 9단이 대결에 앞서 5일 제17회 농심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국에서 ‘천적’ 커제 9단에게 패한 것도 변수다. 이 9단이 알파고와의 대결 전까지 컨디션을 최상으로 이끌어 올릴 수 있는가 여부도 대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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