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월호 수습비용 1878억 갚아라” 정부, 청해진해운 등에 청구 소송

중앙일보 2016.03.08 01:38 종합 12면 지면보기
정부가 청해진해운 및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등을 상대로 “세월호 참사로 발생한 비용을 갚으라”며 제기한 1800억원대 구상금(求償金·대신 지불한 돈을 돌려 달라는 것) 청구 재판이 7일 시작됐다. 이와 함께 세월호 희생자 중 100여 명의 유가족이 정부를 상대로 낸 1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도 전국 법원 세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유가족→정부→유병언 일가로 이어지는 세월호 사건의 ‘법적 청산’이 본격화하고 있다.
 
기사 이미지

첫 재판서 정부·회사측 책임 공방
유족은 정부에 100억대 손배소송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부장 정인숙) 심리로 진행된 7일 재판에서 정부 측은 청해진해운, 이준석 선장 및 선원 등 25명을 두고 “청해진해운의 잘못으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 정부가 사고 수습비용 등 1878억1300여만원을 지출했다. 국가가 대신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을 한 만큼 이 비용을 물어내라”고 주장했다.

반면 청해진해운 측은 “사고 직후 해경의 부실한 구조작업으로 피해가 확대됐고 정부가 평소 관리·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책임도 있는 만큼 정부가 구상금을 청구하는 건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유가족이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의 손해배상액 등을 고려해 청해진해운과 선원의 책임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세월호 희생자 103명의 가족 342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1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유족들은 희생자 1인당 1억원씩 103억원을 청구했다. 해양수산부 산하 ‘4·16 세월호참사 배상 및 보상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른 배·보상금을 받지 않은 유족들만 소송에 참여한다. 수원지법 안산지원과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도 각각 6억원, 7억원대 국가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법무부 국가송무과에 따르면 정부가 유 전 회장 일가 등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은 총 4건이다. 유 전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 등 자녀들과 고박업체 등이 1878억원을 함께 부담하라는 취지라고 한다. 법무부는 청해진해운과 유 전 회장 일가의 부동산 등 114건 1670억8300만원가량에 대해 가압류·가처분 결정을 받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해 둔 상태다.

하지만 이 재산이 실제 얼마나 환수될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된 법적 분쟁에서 정부가 잇따라 패소하고 있어서다. 최근 인천지법 민사2단독 김유경 판사는 유 전 회장 일가의 차명재산이라고 검찰이 지목한 토지에 대해 “차명재산 여부가 불분명해 가압류를 불허한다”고 판결했다.

문제가 된 토지는 인천지검이 2014년 7, 8월 가압류한 경기도 안성시 오흥리 금수원 인근의 1137㎡의 일부다. 형사 재판의 추징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가압류 조치였지만 토지주 김모씨가 “유씨 일가 차명 땅이 아닌 내 땅”이라며 ‘제3자 이의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검찰이 해당 토지가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이라는 점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이 땅은 정부가 민사소송에 대비해 추가 가압류를 했다. 하지만 법원이 차명재산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정한 만큼 이들 소송도 불리해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유 전 회장의 측근 김혜경 전 한국제약 대표의 친모와 여동생을 상대로 낸 40억원대 부당 이득금 반환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서울 강남구 자곡동·세곡동 부동산 관련 소송이었다. 유대균씨가 “서울 청담동 자택의 매각 대금 35억원을 돌려 달라”며 낸 민사소송 결과도 패소였다.

이유정·정혁준 기자 uuu@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