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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색깔 빼기 나선 수지, 정부 부처 36→23개 통폐합 추진

중앙일보 2016.03.08 01:35 종합 1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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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미얀마의 역사적 총선 승리를 이끈 아웅산 수지(사진)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표가 정부 조직 축소라는 칼을 뽑았다. 미얀마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7일 NLD 중앙집행위원 우 윈 흐테인 의원을 인용해 “현재 36개인 정부 부처를 차기 정부에서 23개까지 줄이겠다”는 신정부 로드맵을 보도했다. 수지 대표가 지난 3일과 6일 자택에서 NLD 고위 간부들과 회의를 열고 차기 대통령 및 신정부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결과다.

NLD 대통령 후보 10일 공개 예정

NLD는 철도·도로·수상운송 등 비슷한 기능의 정부 부처를 통폐합하고, 대통령실 직속의 6개 부서도 하나로 통합할 방침이다. 정부부처 조정은 53년간 미얀마를 장악한 군부를 겨냥한 조치로 평가된다. 군부 및 군부와 결탁한 크로니(정치 유착 기업인) 세력이 정부 곳곳에 포진하고 있어 조직 통폐합을 통해 정부의 묵은 때를 벗겨내겠다는 것이다. 다만 NLD는 군부가 장관 지명권을 가진 국방부·내무부·국경경비대 3개 부처의 통폐합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군부의 반발을 우려해 NLD 출신 장관 수도 전체의 30~40%로 제한할 계획이다.

수지 여사는 정부 조직 축소와 함께 신진 관료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점검 위원회’를 설치해 NLD 소속 의원들이 법안을 적극 발의하는지 점검하도록 하고 영어 능력시험을 치르는 등 인재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NLD의 대통령 후보는 오는 10일 의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미얀마에서는 상원·하원·군부가 각각 1명씩 추천한 3명의 후보를 두고 상·하원 의원들이 투표를 해 최고 득표자가 대통령, 나머지 2명이 부통령이 된다. 따라서 상·하원을 장악한 NLD가 미는 두 후보 중에서 대통령이 배출된다. 수지 여사는 직계가족 중 외국인이 있을 경우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헌법 조항(59조) 때문에 대통령 후보로 나서지 못한다. 미얀마타임스는 “수지 여사의 보좌관 틴 마 아웅(여)과 수지 여사의 주치의 틴 묘 윈이 대통령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NLD 창당 멤버인 틴 우도 유력한 대통령 후보다.

오는 30일 열리는 대통령 이취임식은 수지 대표의 주장에 따라 대통령궁 대신 의회에서 간소하게 열릴 예정이다. 미얀마 정부는 6일 한국 신한은행과 베트남 투자개발은행 등 4개의 외국 은행에 추가로 영업 허가를 내주며 경제분야 개방에 속도를 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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