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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한국만 저성장 아닌데 지나친 비관론 도움 안돼

중앙일보 2016.03.08 00:01 경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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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근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

최근 우리 경제의 성적은 우려를 자아낼 만하다. 성장률 3%대 유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출 부진은 이어지고, 가계부채와 정부부채는 증가일로다. 이를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의 성과와 비교해 박근혜 정부, 나아가 보수정권의 경제 정책 실패로 단정 지으려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경제성과를 비교하려면 공평한 잣대와 객관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성장률의 비교가 단적인 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우리 경제는 평균 4.8%의 성장을 기록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간은 평균 3.1%의 성장에 그쳤다. 하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세계경제 여건을 고려해야 평가가 공정해진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간 우리 경제는 세계성장률 3.2%(평균)에 근접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평균 4.5% 성장했지만 세계 성장률 평균은 5.1%였다. 이는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성과가 펀드 운영자의 능력뿐 아니라 주식시장 상황에 의해 결정되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주식시장이 저조해서 수익률이 낮게 나오더라도 전체 펀드의 평균보다 나은 수익률을 낸 운영자의 능력이 높게 평가되는 것은 당연하다.

수출도 다른 나라와의 성과와 비교해봐야 한다. 2015년 한국의 수출은 8% 감소했지만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전 세계 수출은 2015년 중 11% 감소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수출규모에서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7위에서 6위로 한 단계 올라갔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기업소득의 비중이 10년간 5.1%포인트 늘어난 반면 가계소득 비중은 5.6%포인트 감소했다. 취업자는 연평균 22만 명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가계소득 비중이 1.1%포인트 늘고 취업자수는 연평균 42만 명 증가, 고용률은 2015년 역대 최고치인 65.7%를 기록했다. 소득분배 상황도 개선되어 노무현 정부 말 0.292까지 악화한 지니계수도 0.277로 떨어졌다.

물론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임을 부인하는 건 아니다. 급속한 고령화,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 등 우리 경제에 어려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경제가 처한 어려움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경기부양책보다는 근본적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의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고 서비스업과 신산업 육성을 통해 경제의 활력을 제고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왜곡된 자료나 해석에 근거한 폄하나 대안 없는 비판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누가 하든 경제 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필요한 개혁 조치들을 중단 없이 추진해야 하며 이들이 제대로 추진될 경우 우리 경제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신뢰를 가져야 한다. 자화자찬이나 현실외면에 빠져서는 안 되겠지만 지나친 자기 비하나 비관론도 경제 주체들의 의지를 해친다는 점에서 함께 경계해야 한다.

박대근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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