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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고려한 전기안전관리법 만들 필요”

중앙일보 2016.03.08 00:01 경제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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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권

“전기안전공사 역할은 한 마디로 의사입니다. 한국전력이 몸에 혈액(전기)을 보내는 심장이라면 전기안전공사는 혈액이 각 기관에 안전하게 돌도록 도와주는 의사죠.”

취임 2년 맞은 이상권 KESCO 사장
“현행 관련법은 사업자 중심
안전 검사 사각지대 존재”

취임 2주년을 맞은 이상권(61) 한국전기안전공사(KESCO) 사장은 7일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현행 전기안전 관련법은 전기를 생산하는 사업자 중심으로 돼 있어 필요한 안전 검사를 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낙뢰로 화재가 발생한 서해대교의 피뢰 설비가 대표적인 사례다. 피뢰 설비는 국토교통부 산하 법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KESCO 전문가가 검사를 할 수 없다. 이 사장은 “소비자 눈높이에서 전문기관이 점검할 수 있도록 ‘전기안전관리법(가칭)’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 60개 사업소에 직원 3000여 명이 활동하는 KESCO는 발전소부터 가정까지 전기시설을 검사하고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이 사장은 취임 직후 뉴질랜드·일본 등 전기 화재율이 낮은 국가로 직원을 보내 안전 관리 방법을 배워오도록 했다.

그는 “법으로 전기 안전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로 부과하고, 화재가 발생하면 형법에 따라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강력한 수단을 도입했다는 게 선진국의 공통점”이라고 소개했다. 이 사장은 전기 점검 시 담당자의 이름을 표기하는 실명제 등을 도입해 전체 화재 중 전기 화재가 차지하는 비중을 2013년 21.7%에서 2015년 17.5%로 줄였다.

공익과 함께 수익까지 챙겨야 하는 게 공기업 사장의 역할이다. 이 사장은 국내 민간 건설 업체가 해외 진출을 하면 따라가는 기존 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2년 전부터 직접 수주를 시도했다. 지난해 2월 카타르의 244개 변전소를 관리하는 85억원 규모 사업에 도전했지만 수주에서는 쓴맛을 봐야 했다.

이 사장은 “비록 실패했지만 독일 지멘스 등 세계 최고 기업과 경쟁하는 경험을 쌓았다”며 “공기업은 국내에서 민간 업체와 경쟁할 게 아니라 국가를 대표해 해외에 나가 저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이 사장은 검사 생활을 마친 뒤 18대 국회의원을 거쳐 2014년 2월 KESCO 사장에 취임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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