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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카톡 엑소더스? 테러방지법이 카톡 감청 수단?

중앙일보 2016.03.0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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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국회에서 테러방지법 제정안이 통과된 이후 ‘사이버 망명’을 고민하는 카카오톡·라인 사용자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이들은 2014년 10월 카톡 감청(통신제한조치) 논란 때 유행했던 해외 모바일메신저 텔레그램을 다시 찾고 있다. 텔레그램의 서버는 독일에 있다. 카카오톡처럼 국내에 서버를 둔 모바일메신저는 국가정보원의 사찰 대상에 노출되기 쉽다는 우려 때문이다.

법안 통과 전인 지난달 23일부터 야권이 9일에 걸쳐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통해 “테러방지법이 민간인 사찰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카톡 사찰 공포가 더 확산됐다. '카톡 엑소더스'(탈출)가 재현되는 걸까. 테러 방지법과 카톡 사찰 공포에 얽힌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봤다.
어떤 사람의 카톡이 통신제한조치(감청) 대상이 될 수 있나
“법이 정한 테러 위험인물이나 테러단체 소속이면 될 수 있다. 테러방지법에선 ‘테러단체 조직원이거나 테러단체 선전, 테러자금 모금ㆍ기부 기타 테러 예비ㆍ음모ㆍ선전ㆍ선동을 했거나 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를 ‘테러위험인물’로 규정했고, ‘테러단체’는 유엔이 지정한 테러단체(올해 1월 현재 31개)로 한정했다.”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라는 문구는 해석하기 나름 아닌가.
“이 부분에서 테러방지법 찬반 양측의 해석이 엇갈렸다. 야당은 광범위하고 판단주체와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에 반대하는 집회 참석자들도 국정원이 ‘테러의심인물’로 규정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여당은 국제테러조직에 가담하거나 가담하려는 내국인이나 국제테러조직과 연계한 불법체류자 등 외국인이 주 대상이라고 했다."
어쨌든 테러위험인물로 찍히면 국정원이 법원 영장 없이도 카카오톡이나 휴대전화 메시지를 감청할 수 있나.
“이번에 제정된 테러방지법에선 법원에 특정인에 대한 감청(통신제한조치) 신청 사유로 ‘대테러 활동에 필요한 경우’를 추가했다. 이 조항을 근거로 국정원이 법원에 감청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 특정인의 통신 내용을 감청하려면 통신비밀보호법 제7조에 따라 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에게 사전에 허가(영장)를 받아야 한다. 다만 통신비밀보호법 8조에선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긴박한 상황의 경우 법원의 허가 없이 긴급감청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 경우에도 36시간 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 시간 내에 허가를 못 받았다면 즉시 감청을 중지해야 한다.”
카카오톡 메시지는 서버에 얼마나 보관돼 있나
“2014년10월 수사기관의 감청 영장에 협조한 이유로 사용자들에게 큰 비난을 받았던 카카오는 카톡 메시지 보관 기간을 3일로 줄였다. 정보ㆍ수사기관이 법원에서 감청 영장을 받았더라도, 메시지를 주고 받은 지 3일이 지난 경우엔 카카오 서버에서 그 내용을 찾을 수 없어 사실상 감청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보ㆍ수사기관이 사용자의 스마트폰이나 PC 같은 기기를 압수한다면 사용자의 기기에 남아 있는 대화 내용은 수사기관이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톡에 '비밀 채팅'이라는 것도 있던데….
“카카오는 지난 2014년 감청 논란 이후, 비밀채팅 기능을 도입했다. 비밀채팅창을 사용하면 대화 내용은 모두 암호화된 상태로 카카오톡 서버에 저장되기 때문에, 카카오서버를 통해 특정인의 카톡 대화를 감청해도 제3자는 대화 내용을 알아볼 수 없다. 암호화 된 대화내용을 풀 수 있는 키는 카톡 채팅방 참여자들의 스마트폰에만 남아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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