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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봄바람에 나부끼는 꽃잎처럼

중앙일보 2016.03.07 00:35 경제 7면 지면보기
<본선 8강전 1국> ○·탕웨이싱 9단  ●·박정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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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보(117~131)=하변 17로 따내는 패. 선수라 좌하귀 쪽 18의 응수가 불가피하지만 그렇다고 흑도 여유가 있는 건 아니다. 생각 같아서는 ‘참고도’ 흑 1로 뚝, 따내 속 시원하게 패를 해소하고 싶지만 그때 백 2로 비수를 날리면 중앙에 얽힌 흑 전체가 위태롭다. 패를 해소하지 못하고 중앙 19로 올라선 데는 그런 속사정이 있는데 끈질기게 20으로 따라붙으니 고난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좌변 21은 키워서 버리는 사석 활용이지만 22로 꾹꾹 눌러 잡으니 실리로 작지 않다. 도처에서 흑의 손발이 분주하고 그만큼 불리한 형세. 박정환의 안색이 좀처럼 밝아지지 않는 이유다. 엷음을 무릅쓰고 23으로 두드렸을 때 봄바람에 나부끼는 꽃잎처럼 가볍게 내려앉은 24가 수습의 맥. 봉쇄는 없다.

흑의 행마는 어떤가. 25부터 29까지, 마른 갈대처럼 서걱거릴 뿐 도무지 희망의 탄력이 보이지 않는다. 30으로 끊었을 때 흑A로 나가지 못하고 31로 뛰어야 하는 아픔이라니. “박정환의 기량은 틀림없는 최정상인데 세계 무대에서 기대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건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이죠.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잘 극복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마음의 공부가 중요하다는 이세돌 9단의 말.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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