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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랭킹 2위 스티븐 톰슨 "김동현은 위험한 선수"

중앙일보 2016.02.29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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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UFC 팬들에게 웰터급은 관심이 집중되는 체급이다. 최초의 UFC 코리안 파이터 김동현(35·팀매드·랭킹 8위)가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6년 동안 웰터급을 지배한 조르주 생피에르가 떠난 뒤 웰터급은 혼전 양상이다. 10대 챔피언 로비 라울러(34·미국)가 벨트를 지키고 있지만 랭킹 1위 로리 맥도널드(27·캐나다), 페더급 챔피언으로 2체급을 올린 코너 맥그리거(27·아일랜드), 9대 챔피언 조니 헨드릭스(33·미국·5위), 파워를 자랑하는 타이론 우들리(34·미국·3위), 잠정 챔피언 출신 카를로스 콘딧(32·미국·4위), 등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 대열에 합류해 있는 선수 중 하나가 킥복싱 챔피언 출신인 '원더보이' 스티븐 톰슨(33·미국)이다. 킥복싱에서 57승 무패를 기록하며 세계챔피언을 지낸 톰슨은 2010년부터 MMA(종합격투기)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그는 2012년 UFC 데뷔전에서 대니얼 스티트젠(35·미국)에 헤드킥 KO승을 거뒀다. 2번째 상대인 매트 브라운(35·미국)에게 판정패했지만 이후 6연승을 질주했다. 종합격투기 전적은 13전 12승 1패(7KO·1서브미션). 지난해에는 제이크 엘렌버거(31·미국)를 돌려차기로 쓰러뜨리더니 올해 2월에는 헨드릭스에게 일방적인 공격을 펼쳐 승리를 거뒀다. 두 경기 모두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로 선정됐고, 톰슨은 랭킹 2위까지 올라섰다.

28일 서울 리복 크로스핏 센티넬 IFC 여의도에서 톰슨과 만났다. 톰슨은 27일 입국한 뒤 한국에서 1박2일 동안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성실하게 답변했다. 팬들과의 만남에서도 깍듯하면서도 친근한 태도로 박수를 받았다.

톰슨은 "김동현의 링네임 '스턴건'을 좋아한다. 그는 매우 위험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UFC의 최대 이슈인 약물 사용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남들을 속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격투가인 아버지에게 배운 예의바른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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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처음 왔는데 느낌이 어떤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손을 흔들고, 악수를 청해서 기뻤다. 이 곳에 오기 전 필리핀을 들러서인지 조금 춥게 느껴진다."

-SPOTV와 인터뷰에서 한국 음식을 먹는 걸 봤다.

"아, 정말 맛있었다. 그런데 라면은 너무 매웠다. 프라이드 치킨은 정말 좋았다."

-아버지 레이와 함께 왔다.

"아버지는 코치이자 매니저다. 모든 곳을 함께 다닌다. 아버지는 내게 3살 때부터 격투기를 가르쳤다. 균형기술과 집중, 눈과 손의 코디네이션 등 모든 것을 배웠다. 힘들기도 했다. (아버지를 원망하지는 않았냐는 질문에)아니, 절대로 나는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다. 연습을 통해서 운동 능력을 키웠다. 우리는 무술 가족이다. 5남매인데 동생들도 모두 3살 때부터 시작했다. 어렸을 땐 지루하긴 했지만 좋았다. 아버지 덕분에 사람들이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됐다."

스티븐의 아버지 레이 톰슨은 10여 명의 미국과 북미 킥복싱 챔피언을 길러낸 격투가다. 지금도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다. 스티븐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겐포 가라데, 주짓수 등을 연마했다.

-킥복싱에서 MMA로 전향할 때 부담은 없었나.

"내 스타일을 MMA에 맞게 수정했다. 스탠스나 거리 조절을 통해 테이크다운을 막아야 했는데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MMA로 바꾼 뒤 2년만에 UFC와 계약했는데 많은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노력하고 발전중이다."

-오소독스와 사우스포를 자유롭게 오가고, 스탠스가 독특하다.

"나는 가라테로 시작했는데 지금의 스탠스가 마음에 든다. 킥복싱 트레이닝을 하면서 세계챔피언으로 성장했다. 그 때 빠르게 움직여 상대를 잡는 쪽으로 조금씩 스타일을 발전시켰다."

-한국에서는 엘렌버거전에서의 돌려차기가 유명하다.

"고맙다. 한국에서 태권도가 매우 유명하다는 걸 안다. 매우 빠른 킥(flash kick)과 돌려차기가 유명하지 않나. 사실 엘렌버거에게 썼던 돌려차기는 노렸다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 나왔다. 가라데와 태권도가 서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비슷한 것 같다. 태권도를 보는 것도 좋아한다."

톰슨은 지난해 7월 자신의 UFC 첫 번째 메인이벤트였던 TUF 21 피날레에서 멋진 뒤돌려차기로 제이크 엘렌버거를 1라운드 4분29초만에 꺾었다.

-'원더보이'란 링네임은 마음에 드나.

"마음에 든다. 물론 33살이라 '보이'랑은 어울리지 않겠지만 그 별명 덕에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게 됐기 때문에 좋다. 많은 선수들이 링네임을 바꾸기도 하는데 나는 원더보이고, 앞으로도 원더보이일 것이다."

-혹시 다른 선수들의 링네임 중 인상적인 게 있나.

"나는 스턴건(김동현의 링네임)을 좋아한다(웃음). 베이비페이스 어새신(조시 바넷)도 좋다."

-역시 한국 팬들은 김동현과의 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굉장히 위험한 파이터다. 그래플링에 강한데 서서 싸우는 것도 잘하고 펀치도 좋다. 우리가 맞붙으면 한국 팬들이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타이틀샷에 매우 가까워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와의 경기는 좀 미뤄야 할 것 같지만 미래에 싸우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는 명예로운(honorable) 선수다. 일단 내 앞에는 로리 맥도널드가 있다. 아마 다음에는 맥도널드와 싸워 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타이틀에 도전하고 싶다."

-당신은 모범생 스타일인 것 같다.

"고맙다."

-아버지의 영향인가.

"물론이다. 우리 아버지는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특히 무술을 하는 사람은 인간성(huminity)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격투가로서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되고, 롤모델이 되고 싶다. 요즘 MMA 선수들은 그런 인식이 줄었는데 다른 사람을 존경하고,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본다."

-UFC에서 최근 이슈가 된 성장호르몬, 스테로이드 사용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그것은 남들을 속이는 일(cheating)이다. 나는 UFC의 강력한 도핑 방지책이 옥타곤 안팎을 깨끗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프로페셔널 선수라면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 페널티를 받아 마땅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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