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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트럼프, 떳떳하면 납세내역 공개하라”

중앙일보 2016.02.29 01:55 종합 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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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아칸소주 공항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AP=뉴시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에게 끌려가고 있다. 공화당 보수의 가치가 뭔지도 모르는 이 남자가 유권자를 홀리는 걸 더는 볼 수 없다.” 미국 공화당 경선주자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독해졌다. 트럼프를 밀어붙이기는커녕 거꾸로 공격받고 당황해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사기꾼, 공화 접수 안 돼” 인신공격
트럼프 “겁 먹은 강아지” 받아쳐
사퇴한 크리스티는 “트럼프 지지”

 27일(현지시간) 앨라배마 주도 버밍엄 유세장. 트럼프의 예상 밖 독주에 누구보다 다급해진 루비오가 사람들 앞에 섰다. 그는 “그간 헐뜯기식 공세가 싫어 트럼프에 대한 공격을 자제했다. 하지만 이제 전략을 바꿔야겠다”고 공언했다.

곧바로 트럼프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탈세 의혹을 거론했다. “떳떳하다면 납세 내역을 공개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루비오는 이날 자신의 납세 규모도 공개했다. 납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트럼프를 압박하기 위해서다. 루비오 선거 캠프는 “루비오와 부인이 2010~2014년 총 229만 달러(28억3000만원)의 수입을 올렸고, 52만6092달러(6억5000만원)를 세금으로 냈다”고 밝혔다.

 트럼프 탈세 의혹은 며칠 전부터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공화당 주류가 문제삼고 있다. 이에 트럼프는 “국세청 감사를 받고 있어 납세신고서를 공개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루비오는 인신공격도 시작했다. 26일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사기꾼(con-artist)”이라고 규정했다. 2004년부터 운영한 부동산 전문 트럼프 대학과 관련, 대학 인가도 받지 않고 부동산 투자 비법 실무연수회를 열었다고 주장했다.

루비오는 CBS방송에 출연해 “한 사기꾼이 공화당을 접수하려고 하는데 우리가 이를 멈춰야 한다”며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이 되기엔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루비오처럼 절박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도 애틀랜타 유세장에서 “트럼프는 불법 이민자를 고용한 문제로 소송당한 상태”라며 “이런 사람을 공화당 대선 후보로 뽑는 것은 민주당에 정권을 내주자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호소했다.

 트럼프는 루비오·크루즈의 협공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텍사스 기자회견에서 루비오에 대해 “대통령 재목이 아니다. 겁 먹은 강아지처럼 군다”고 조롱했다. 이어 물병 하나를 집어 들고 “이게 루비오”라며 목을 축이고는 물병을 던져 버렸다.

 트럼프는 지난 26일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지지를 선언하며 탄력을 받은 상황이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미 동북부에 지지기반을 두고 있어 든든한 우군이다. 트럼프는 텍사스·조지아 등 13개 주에서 동시 경선이 열리는 ‘수퍼 화요일’(3월 1일)을 앞두고 대다수 지역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27일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여론조사 집계 결과 트럼프는 크루즈의 지역구인 텍사스와 아칸소 2곳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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