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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심장마비·뇌출혈 오전 9시 빈발 … 일어나자마자 혈압약 드세요

중앙일보 2016.02.29 00:02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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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시계 활용한 건강 관리


기원전 7세기께, 그리스 시인 헤시오도스는 그의 시에 이렇게 적었다. ‘질병은 사람을 방문한다. 일부는 낮에 오고, 일부는 밤에 온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하려면 환자가 어떤 계절, 어떤 시간에 속해 있는지를 생각하라.’ 질병을 치료할 때도 시간을 고려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고대사회부터 논의돼 온 ‘시간치료학’이 최근 의학계에서 집중 조명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는 “호르몬 분비, 혈압, 체온, 위장운동, 감각기능의 민감도는 24시간 주기로 변한다”며 “이들 리듬에 따라 하루 중 특정 질환이 심해지는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몸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알면 질병을 치료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는 데서 시작된 게 바로 ‘시간 치료학’이다.

두통은 오후 4시, 가려움증은 밤 11시에 심해

시간치료학이 본격적으로 연구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미 텍사스의대 시간의학센터 마이클 스몰렌스키 교수는 독자적인 임상시험과 수 백여편의 논문을 종합해 생체시간과 질병의 악화·완화 관계를 정리한 연구를 발표했다. 스몰렌스키 박사팀의 연구를 토대로 국내 의료진의 자문을 받아 생체시간과 질병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심혈관계질환이다. 스몰렌스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심장마비·뇌졸중·고혈압 등의 발생률은 오전 9시가 가장 높다. 서울성모병원 심장내과 노태호 교수는 "기상 직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의 농도가 가장 높은데, 이 호르몬이 혈관을 수축시킨다”고 말했다. 또 밤 사이에 수분이 증발하면서 혈액이 다소  끈적끈적해질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겹치면서 아침 9시 무렵 심장마비, 뇌출혈 등이 가장 많이 생긴다는게 노 교수의 설명이다. 그 때문에 혈압약은 아침식사 후에 먹기보다 오전에 일어나자마자 섭취하는 게 좋다.

둘째는 통증이다. 류머티즘 등의 자가면역질환 통증은 아침 8시에 최고조에 이른다. 자고 일어나면 가장 아프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완화된다. 안 교수는 “기상 직후에 염증 물질 농도가 가장 올라가고, 자가면역 기능이 항진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관절을 많이 써서 나타나는 무릎·허리 등의 통증은 오후 5시가 넘어야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긴장성 두통이 가장 악화되는 시간은 오후 5시다.

셋째는 호흡이다. 천식 환자는 밤 11시 정도만 되면 증상이 심해진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최천웅 교수는 “기도확장과 염증을 가라앉히는 흡입형 스프레이를 준비했다가 이때 쓰면 좋다”고 말했다. 반대로 가장 숨을 쉬기 쉬운 시간대는 오후 5시다. 폐의 기능이 이 시간대에 가장 좋아진다.

통풍 환자는 밤 12시를 조심한다.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의 체내 응집률이 이 시간대에 가장 높다. 그 밖에 알레르기성 비염, 감기 증상(기침·콧물·재채기)은 오전 7시에, 폐경기 얼굴 달아오름 증상은 밤 10시에, 피부 가려움증은 오후 11시에 가장 심하다. 안 교수는 “약은 보통 복용 후 30~40분 후 효과가 나타난다. 자신의 질병이 악화하는 시간대를 알고 바로 전에 약을 먹으면 적은 용량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단, 저녁형 인간이냐, 아침형 인간이냐에 따라 질환이 호발하는 생체시계가 조금 앞당겨질 수도, 늦춰질 수도 있다. 저녁형 인간은 생체시계를 결정하는 ‘PER3’이라는 유전자가 조금 길다. 아침형 인간은 조금 짧다. 아침형 인간은 생체시계 흐름이 보통 사람보다 2~4시간 앞당겨지고, 저녁형 인간은 2~4시간 늦춰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밤 10시~새벽 1시 깨어 있으면 살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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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촉진호르몬은 밤 9시부터 급격히 증가해 새벽 1시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이 시간에 깨어 있으면 먹을 것을 거부하기 쉽지 않다.

생체시계를 활용하면 다이어트와 운동, 공부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식욕 호르몬인 ‘그렐린’ 분비 주기(그래프)를 이용해서다. 미 워싱턴대 연구팀은 인체에서 약 5시간을 주기로 그렐린 농도가 변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렐린 분비가 최고 농도에 달하는 시간은 아침 8시, 오후 1시, 저녁 6시였다. 이후 최저 농도를 보이다 밤 9시부터 급격히 높아져 새벽 1시에 다시 최고점을 찍었다.

하루 5시간밖에 못 잘 정도로 업무가 많은 날이라면 식욕 호르몬 분비가 정점인 밤 10시~새벽 2시 사이에 깨어있기보다 우선 10시에 자고 새벽 3시에 일어나는 게 낫다. 설사 새벽에 일어나 많이 먹는다 해도 오전에는 지방 분해 호르몬도 많이 분비되므로 칼로리를 대부분 소모할 수 있다.

운동도 목적에 따라 시간대를 정한다. 살을 뺄 목적이라면 아침 식전 운동이 가장 낫다. 기상 직후에는 인슐린 호르몬 분비량이 가장 적다. 지방산을 에너지원으로 먼저 사용하기 때문에 같은 운동을 해도 지방 연소가 더 잘된다. 단, 고혈압·심장병 환자는 혈압이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피한다.

살 빼는 것보다 근육을 키우고 싶다면 오후 5시께에 하는 게 가장 좋다. 안 교수는 “하루 중 이때 체온이 가장 높고, 관절면 윤활액 분비도 많다. 근육의 힘도 세고 유연하다. 이 시간대에 근력운동을 하면 목표 횟수에 도달하기 쉬워 상대적으로 빨리 근육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테니스·골프 등 뇌와 몸의 고도의 협응 능력을 요하는 운동도 이 시간대에 하면 좋은 성적을 얻는다.

한편 공부나 업무 수행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생체시계를 잘 알고 있는 게 중요하다. 스탠퍼드대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단기·장기 기억, 창의해결력을 높이는 시간대에 관한 연구를 했다. 그 결과, 오전 8시부터 2시까지는 오후 시간보다 창의력을 요하는 문제를 푸는 데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오후 2~3시에는 학습 효과가 떨어졌고, 오후 4~6시에는 다시 집중력이 높아졌다. 8시 이후에는 청각이 예민해져 영어와 같은 어학 공부를 하면 효율이 높았다. 안철우 교수는 “체내 생체시계는 유전자 속에 새겨져 나온 것으로, 약 80%의 인간이 비슷한 생체시계를 가지고 있다. 야근, 교대근무 등의 사회적 환경에 따라 인위적으로 바꾸기 매우 어렵다. 생체시계에 맞춰 건강관리나 운동, 학습 등을 계획하면 적은 노력으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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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시간 외에는 먹을 것 주지 마세요. ‘결핍’ 가르쳐야 밥 잘먹어요
 
만 4세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아 걱정입니다. 서너 숟가락만 뜨면 식탁의자에서 내려와 버립니다. 쫓아다니면서 먹여도 몇 숟가락 겨우 더 받아먹을 뿐 입에 물고 있거나 급기야 바닥에 뱉습니다. 영양이 부족하면 저처럼 키가 작아질까 걱정입니다.
우선 밥을 잘 먹지 않는 이유를 따져봐야 합니다. 많은 엄마가 잘못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시도 때도 없이 먹을 걸 주는 행동입니다. 잘 먹지 않는다고 따라다니면서 떠먹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아이는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음식을 먹을 수 있겠구나. 지루하게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을 필요가 없구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엄마는 식사 때 덜 먹었던 것이 마음에 걸려 틈만 나면 간식을 줍니다. 하지만 1주일을 돌이켜 생각해 보세요. 결과적으로 이것저것 먹이다 보면 권장 칼로리(1~3세: 약 1200 ㎉, 4~6세: 1600㎉, 7~9세: 1800㎉)보다 적게 먹는 아이는 거의 없습니다.

식사 시간에 밥을 잘 먹도록 하기 위해서는 ‘결핍’을 가르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 세끼와 간식 두 번을 준다고 생각하고, 식당처럼 식사·간식 시간을 크게 써서 붙여 놓으세요.

그리고 알람시계를 가져다 놓으세요. 식사 시작을 알리는 “땡” 소리 이후 40분이 지나면 “식사시간 끝”이라는 말과 함께 식기를 모두 치우세요. 남아 있는 음식도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식사시간 외에는 절대 음식을 주지 마세요. 아이는 식사시간이 아니면 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느낍니다. 이렇게 식사하는 습관을 21일간 유지해 보세요. 심리학적으로 21일간 매일 반복하면 습관이 몸에 배어 학습효과가 나타납니다. 단, 처음 몇 주 동안은 아이가 음식을 더 먹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몇 주 덜 먹었다고 문제가 생기지 않으니 이 고비를 잘 넘겨야 합니다.

이렇게 해도 음식을 그대로 적게 먹는다면 성장 곡선을 한번 살펴보세요. 태어난 체중에 맞는 성장곡선대로 자라고 있다면 터무니없게 적게 먹는 것처럼 보여도 자신에게 맞는 양을 ‘영리하게’ 먹고 있는 겁니다. 오히려 더 많이 음식을 먹이면 키에 비해 체중이 과다해져 뼈 성장이 억제됩니다.

혹시 영양분이 모자란다고 생각되면 간단한 피검사 정도를 해보면 좋습니다. 유아기에 문제가 되는 영양소는 칼슘·철분·아연입니다. 수치가 낮게 나오면 이들 성분이 포함된 종합영양제를 복용하길 권합니다. 칼슘이나 철분, 아연 한 가지만 든 제품은 오히려 다른 영양소 흡수를 저해할 수 있으므로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성장곡선에 비해 체중이 덜 나가고 음식도 너무 안 먹는다면 한의학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선천적으로 비위(비장과 위)와 장 기능을 촉진하는 기운이 약한 아이가 있습니다. 솥 안에 곡식을 넣어도 밑에서 불을 때지 않으면 익지 않는 것처럼 소화가 안 되고 음식 생각도 잘 나지 않습니다. 이런 아이는 식욕을 돋우는 한약재를 3개월 정도 복용하면 살아날 수 있습니다. 단, 변비·암·우울증이 있거나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있어도 식욕이 없을 수 있으니 이들 기능을 확인해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도움말=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 아이누리한의원 노원점 노병진 원장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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