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영진의 부동산 맥짚기] 잘나가던 임대시장 ‘공급과잉’ 빨간불

중앙일보 2016.02.25 00:10 경제 7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최근 몇 년 사이 임대주택시장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집을 여러 채 사서 월세를 주는 방 장사 재미가 쏠쏠하다는 의미다. 단독주택을 부수고 다세대나 다가구주택을 지어 월세를 놓는 건설 임대사업도 크게 늘었다. 월세를 찾는 1~2인 가구가 많이 증가한 영향이다.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임대사업자는 2014년 말 기준으로 총 10만3927명이고 이들이 세를 주는 주택은 170만8716가구나 된다. 이 중에서 기존 주택을 구입해 세를 놓는 매입임대업자는 9만1598명이며 임대물량은 35만7653가구다.

다가구주택 등을 직접 지어 임대하는 건설임대사업자도 1만여 명에 11만7000여 가구에 이른다. 순수 일반 개인사업자인 매입임대사업자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0년 3만4151명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5년 만에 2.7배로 불어난 셈이다.

 임대사업 가운데 가장 수익성이 좋은 것은 원룸이다. 전용면적 20㎡ 안팎 방 1개 짜리의 월 임대료는 지방도시에서도 30만~40만원이다.

서울 강남권과 같은 인기지역은 80만~90만원 정도다. 땅값이 비싼 곳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원룸형 다가구주택 투자 수익률이 7~8%에 이른다. 10억원을 들였다면 연간 월세수익이 7000만~8000만원 된다는 얘기다.

세금을 비롯한 각종 비용을 제외한 순 수익은 이보다 적지만 은행금리 1%대 시대에 이만한 장사가 어디 있겠나.

 이런 원룸임대시장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룸이 남아돌면서 임대료도 떨어지는 분위기다. 인기지역이야 큰 변화가 없지만 대도시 외곽이나 중소도시는 형편이 좋지 않다. 공급과잉 탓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다가구주택 12만 가구와 다세대주택 12만2000여 가구가 공급됐다. 총 24만2000여 가구다. 다세대주택은 투룸·쓰리룸도 있지만 다가구는 대부분 원룸이다. 이 물량은 원룸수요로 꼽히는 39세 이하 1인 가구 증가분 17만1000여 가구보다 많다.

 서울 사정도 마찬가지다. 가구 증가분은 2만4000여 가구인데 다세대·다가구 물량은 6만여 가구다. 물량이 넘쳐난다는 소리다. 서울 1만여 실을 포함해 전국에 쏟아진 3만 여실의 주거용 오피스텔까지 치면 공급량은 실로 엄청나다.

집이 남아돈다는 것은 세입자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 일부 지역 말고는 임대료가 내려가고 집도 골라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임대사업자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특히 헌 집은 애물단지가 될지 모른다. 임대주택은 콘도처럼 시간이 지나면 보수비가 많이 들어간다. 처음부터 튼튼하게 지어야만 경쟁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미세먼지 실험 아이디어 공모, 이벤트만 참여해도 바나나맛 우유가!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