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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에 막힌 테러방지법

중앙일보 2016.02.24 03:12 종합 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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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23일 밤 테러방지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정의화 의장(사진 위)은 이날 본회의에서 “국회법에 따라 무제한 토론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첫 토론자인 김광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강정현 기자]

43년 만에 국회 본회의장에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가 등장했다.

더민주, 법안 통과 막으려
43년 만에 무제한 토론 나서
의원 5분의 3 찬성해야 중단
새누리 “입법 방해말라” 규탄
지역구 253석, 비례 47석
선거구 합의안은 26일 처리

정의화 국회의장이 23일 ‘대테러방지법안’을 직권상정하자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에 나서 법안 처리를 막았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64년 4월 20일 김준연 의원의 체포동의안 통과를 막기 위해 5시간19분 발언한 것이 최장 시간”이라며 “73년부터 발언 시간에 제한을 뒀다가 2012년 국회선진화법에 ‘무제한 토론’이 규정되며 필리버스터가 부활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대테러방지법안에 대한 심사기일을 오후 1시30분으로 지정(직권상정)하자 더민주는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서명(국회법 106조)을 받아 필리버스터를 요구했고 정 의장은 받아들였다.

이날 오후 6시50분 본회의가 열리자 정 의장은 “이슬람국가(IS)와 북한의 도발로 국민 안위와 공공안전 질서가 심각한 위험에 직면한 국가비상사태”라고 직권상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김광진 의원은 오후 7시6분에 발언을 시작해 “지금이 통상적인 방법으로 공공의 안녕과 입법 활동이 불가능한 국가비상사태라고 볼 수 있겠느냐”면서 장시간 발언을 이어갔다.

 새누리당 의원 100여 명은 김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하는 동안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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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가 시작되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 사진 앞줄 왼쪽)와 여당 의원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강정현 기자]


 선진화법상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키려면 표결에서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176명)이 찬성해야 한다. 새누리당 의석은 이에 못 미쳐 더민주가 스스로 중단하기를 기다려야만 한다.

하지만 더민주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무기한 필리버스터를 할 것”이라며 “3일이 걸릴지 5일이 걸릴지 아직 모른다”고 했다.

 앞서 정 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0대 국회 선거구 획정기준에 합의했다.

 여야 대표가 서명한 선거구 획정기준에 따라 20대 국회 의석은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으로 확정됐다. 19대와 비교해 지역구가 7석 늘었고 그만큼 비례대표는 줄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소속 선거구획정위원회는 25일까지 획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여야는 획정안을 담은 선거법개정안을 26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합의했다.

글=이가영·안효성 기자 ideal@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필리버스터(filibuster)=다수당의 독주를 막기 위한 소수당의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행위. 무제한 토론 방식으로 발언을 이어나가 안건 표결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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