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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애의 Hola! Cuba!] ③ 날아라 선더버드 - 쿠바의 클래식 카

중앙일보 2016.02.2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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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피톨리오 맞은편 중앙공원에 서 있는 클래식 카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멈춘 것 중 하나가 거리의 풍경이다. 자동차. 아바나 공항을 빠져나온 뒤 가장 먼저 놀란 것이 아바나 시내를 달리는 자동차였다. 쿠바를 움직이는 자동차 박물관이라 했던가. 전시장에서도 보기 힘들 것 같은 오래된 자동차가 도로를 마구마구 달리고 있었다.
 

센트로 아바나의 가장 번화가인 중앙공원은 클래식 카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색색의 클래식 카가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5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잘 관리된 자동차는 가지런히 줄을 서 손님을 기다렸다. 카피톨리오를 향해 궁둥이를 쭉 빼고 있는 쉐보레, 늘씬한 몸매를 자랑이라도 하듯이 요염하게 서 있는 선더버드. 시트는 뽀얀 속살 같고 핸들은 가늘고 섹시했다. 단순한 듯 매력적인 클래식 카가 발길을 자꾸만 잡고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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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달리는 쉐보레

 
미국과 관계가 악화되면서 1960년대 초 미국은 쿠바에 대한 경제 조치를 시행한다. 모든 미국 제품이 수입이 금지되면서 공산 혁명 직전에 들어온 미국산 자동차가 그대로 쿠바에 남겨졌다. 그 이후 미국산 자동차는 쿠바에서 고치고 닦고 조여 50년 이상을 버텼다. 그 긴 세월을 견디다 못한 자동차는 시체처럼 골목에 방치되기도 한다. 껍데기는 미국산이이지만, 알맹이는 중국산 자동차도 있다. 위험한 일이지만 그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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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쉐보레


 한참을 달리던 합승 택시가 비실비실 시동을 꺼뜨렸다. 아무리 운전사가 다시 시동을 걸려 애를 써도 소용이 없었다. 올해 예순 살이 된 쉐보레는 그렇게 운명했다. 나는 택시에서 내려 쉐보레보다 조금 젊은 택시를 다시 잡았다. 그리고 쉐보레 택시기사를 생각했다. 이제 그는 무엇을 해서 먹고 살까? 그에게는 그 고물 자동차가 더 없이 소중한 재산이었을 테니 말이다.

 산티아고 데 쿠바는 아바나에서 자동차로 16시간 떨어진 쿠바 제 2의 도시다. 제 아무리 포드 자동차라 해도, 낡은 자동차는 관광객을 태우는 시티 투어를 할 수 없다. 주로 현지인이 합승으로 이용하는 콜렉티보 택시(합승 택시를 부르는 말)나, 불법으로 택시 영업을 한다. 세스페데스 광장에서 터미널로 가는 길에 내가 탄 택시는 굴러가는 것이 용할 정도로 낡아 있었다. 한편으로는 미안했지만, 나는 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저씨, 이 차 정말 오래된 것 같은데, 차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으면 어떻게 일해요?”
 “걱정 없어요. 아직 10년은 더 탈 수 있어요.”
 정말 이 차가 10년은 더 탈 수 있을 만큼 튼튼한 건지, 10년은 더 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인 나는 가늠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라면, 쿠바라면 10년을 더 굴러갈 수 있게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다. 쿠바에서 운전하려면 이 정도의 깡다구는 필수다!
 


포드 선더버드 Ford Thunder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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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핑크색 포드 선더버드


마를린 먼로의 애마이자 영화 ‘델마와 루이스’로 유명한 자동차다. 쿠바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자동차 중 하나다. 1955년 처음 생산되었으니 나이가 60세다. 생산과 동시에 엄청난 판매량을 자랑했던 세기의 자동차로, 미국의 경제 부흥기를 상징했던 자동차다. 선더버드는 그 인기를 쿠바에도 고스란히 남기고 떠났다. 누가 이 자동차를 60년이 되었다고 감히 생각할 수 있을까. 우아하고 늘씬한 차체에 감각적인 색깔은 시간을 무색하게 만들 만큼 세련되었다. 

 
머큐리 Merc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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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의 머큐리 자동차


미국의 포드 모터 컴퍼니에서 생산했던 차종으로 지금은 더 이상 볼 수 있는 이름이다. 2011년 그랜드 마퀴스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쿠바의 거리에서는 아직도 그 머큐리를 흔하게 볼 수 있다.
 


GM 쉐보레 Chevro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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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쉐보레


포드가 선더버드를 만드는데 영향을 준 모델 중 하나가 쉐보레라고 한다. 가장 흔하게 아바나 거리를 활주하는 클래식 카다. 우아하고 부드러운 차체에, 쿠바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파스텔 톤의 아름다운 색상이 갖고 싶은 욕망을 마구마구 부채질한다.


GM 뷰익 Bu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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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뷰익 자동차


1959년산 뷰익 역시 아바나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차종 중 하나다. GM 산하 브랜드 중 하나로 파랑, 흰색 그리고 빨간색으로 출시되었다고 한다. 비전문가가 보기에는 다 멋지다.
 


닛산 페어레이디 Fairl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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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닷선의 페어레이디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 닛산이 1959년에 만든 자동차. 닷선 페어레이디(Datsun Fairlady)는 포드만큼 흔하지는 않지만 쿠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클래식 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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