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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당규 위반 용납 못해”…서 “그런 언행 용납 못해”

중앙일보 2016.02.19 02:50 종합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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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왼쪽)이 18일 회의에서 홍문표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공천룰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계파 간 갈등이 전면전(戰)으로 치닫고 있다.

김, 최고위 회의 중 박차고 나가
공천위서도 이한구·비박 충돌


지난 16일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상향식 공천의 한계를 지적하며 ‘전략 공천’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김무성 당 대표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한 후 친박·비박계가 연일 충돌하고 있다.

18일 오전 9시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일전을 벌였다. 이날 이례적으로 모두발언을 생략한 김 대표는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모두 끝난 뒤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김 대표=“새누리당 대표로서 공천위가 당헌·당규의 입법 취지에 벗어나거나 최고위에서 의결된 공천룰의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제어할 의무가 있고 앞으로도 용납하지 않겠다.”

 ▶서 최고위원=“당 대표 개인의 생각이 공천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조금 전 김 대표가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런 얘기하면 안 된다. 당 대표의 독선·독단으로 (당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김 대표=“또 똑같은 말 반복시키는데 공천위의 당헌·당규에서 벗어난 행위는 제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서 최고위원=“앞으로 그런 언행도 분명히 용납하지 않겠다.”

 그러자 김 대표가 서 최고위원을 빤히 바라보다 “그만하세요!”라고 소리친 뒤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친박계 김태호 최고위원은 “당이 잘 돌아간다. 정말 부끄럽다, 부끄러워…”라고 혼잣말을 했다.

 최고위가 끝날 무렵 벌어진 두 사람의 설전은 시작부터 예견됐다. 시동은 원유철 원내대표가 걸었다. 그는 “당헌·당규에 따라 공천 관리를 자의적·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운영하는 게 쓸데없는 분란과 혼란·갈등을 유발하지 않는 길”이라고 했다.

 그러자 김태호 최고위원이 “어젯밤에 잠을 설쳤다”며 말을 받았다. 그는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은 나갈 각오를 해야 한다(이 위원장의 발언)’ ‘이런 상황이라면 지더라도 선거 못하겠다(김 대표의 발언)’ 등 당에서 책임 있는 분들이 막가파식 공중전을 통해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는데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연설할 때 박수만 치면 뭐하느냐.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용서를 구하고 싶다”며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이에 김 대표와 가까운 황진하(공천위 부위원장) 사무총장이 “문제의 발단은 (이 위원장이)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내용을 발표하고 상향식 공천 정신이 반영된 룰을 자꾸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회의 직후 김 대표 등 비박계 의원들과 서 최고위원 등 친박계 의원들은 각각 다른 방에 모여 앉아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위 6차 회의에서도 충돌은 계속됐다. 황 사무총장 등이 회의에 앞서 이 위원장의 브리핑에 대해 유감 표명을 요구하자 이 위원장은 "이것은 개혁하는 사람과 기득권을 수호하는 사람 간의 문제”라며 “비공개회의 때 논의하자”고 했다.

박유미·김경희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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