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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과장도 수천만원 뇌물, 비리 복마전 김해 산업단지

중앙일보 2016.02.19 01:49 종합 20면 지면보기
경남 김해지역 일반산업단지(산단)조성 관련 비리의 끝은 어디일까. 지난해 11월 검·경의 수사가 시작된 이래 비리 연루자가 끊이지 않고 적발되고 있다.

이노비즈밸리·가산·신천단지 3곳
전직 국회의원, 공무원, 종교인 등
승인 과정 뇌물 수수 12명 사법처리

지난 16일에는 국토교통부 박모(54) 과장이 체포됐다. 산단 조성업자에게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다. 정부 부처 관계자도 예외가 아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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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창원지검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산단 비리로 사법처리된 인원은 12명. 9명 구속기소, 1명 구속, 1명 체포, 1명 불구속 기소다. 직업은 김해시 공무원과 전직 국회의원, 의회 의원, 브로커, 종교인 등 다양하다.

모두 산단 인허가(승인)나 공장건설을 위한 형질변경 과정에서 거액을 받거나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간 돈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른다. 산단조성이 복마전(伏魔殿)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현재 김해에는 이미 사업이 완료된 12곳 외에 조성 중인 산단이 19곳이나 된다. 이 가운데 14곳은 승인을 받아 보상 또는 공사 중이며, 5곳은 김해시 관련 부서 등과 협의단계에 있다. 모두 민간사업자가 시행한다. 

 비리로 얼룩진 곳은 이노비즈밸리(주촌면)·가산(한림면)·신천(한림면)일반산단지 등 3곳.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잃은 김맹곤 전 시장 재직시절인 2012~2013년 승인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산단의 최종 허가권자는 시장이다.

 2008년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이 시행되면서 김해에서 산단 조성은 크게 늘었다. 이 특례법을 적용하면 산단 지정승인과 실시계획 승인 등 승인절차를 빠르면 6개월, 늦어도 1년 만에 끝낼 수 있다. 2~3년 걸리던 기존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의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산단 조성이 한결 쉬워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30여 개 부서·기관과 협의 등을 거치다 보면 승인에 1년 이상 걸리는 게 예사였다. 막대한 돈을 들여 임야 등 땅을 구입한 업자(시행사 대표)로선 애가 탈 수밖에 없었다. 결국 허가권자인 김해시장 및 시 간부와 학연·지연·친분으로 얽힌 브로커·의원 등에게, 또는 공무원에게 돈을 뿌려 해결하려 했다.  

 실례로 가산산단 업자 이모씨(43)는 2010년부터 승인 신청서를 냈지만 2년 넘게 허가가 나지 않자 브로커를 통해 로비를 벌였다. 이씨는 돈을 뿌린 6개월 만인 2013년 1월 승인을 받았다. 검찰 조사결과 나머지 산단 2곳도 비슷한 결과였다. 

 산단을 조성하면서 업자들은 보통 임야 3.3㎡를 50만~100만원에 사들였다. 그러나 산단 승인을 받고 공장부지가 조성되면 땅값은 3.3㎡당 200만~300만원으로 최고 6배 이상 뛰었다.  

 검찰 관계자는 “산단 조성은 기간 단축이 사업의 승패를 좌우하고, 수익이 모두 민간사업자에게 돌아가는 구조여서 전방위 로비가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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