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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기 재사용 병원 또 가야할 판…의료기관·보건당국 어떻게 믿나”

중앙일보 2016.02.19 01:45 종합 20면 지면보기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105명이 C형 간염에 감염된 강원 원주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보건당국의 늑장 대응 등을 질타하고 있다.

C형 간염 집단 감염지 가보니
진료기관 적은 시골 피해 심각
의사면허취소, 엄한 처벌 필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2일 원주시 옛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2011~2014년 자가혈시술(PRP)을 받은 환자 927명 중 105명이 C형 간염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원주시보건소는 지난 15일부터 병원을 방문한 1만4500여 명의 환자를 상대로 C·B형 간염 등 감염병 여부를 조사 중이다.

 4년 전부터 해당 병원에서 근육 주사제 처방과 PRP 시술을 여러 차례 받았다는 시민 김모(57)씨는 “의료기관이나 관리·감독하는 보건당국 모두 믿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한양정형외과의원은 지난해 5월 폐업했다. PRP 시술 후 C형 간염에 걸렸다는 민원이 처음 제기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당시 원주시보건소는 현장 조사에 나섰으나 원장 A씨(59)가 결백을 주장하자 발길을 돌렸다. 이 사이 원장 A씨는 원주의 다른 병원에서 최근까지 진료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모(56·여)씨는 “지난해 4월부터 C형 간염 환자가 발생했다는데 10개월이 지나서야 역학조사를 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 그는 “법이 바뀐다고 해도 보건소 직원들이 그 많은 병원을 다 들여다 보기는 힘들 것”이라며 “의사면허 취소 같은 강력한 처벌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주사기 재사용이 확인된 의원이 있는 충북 제천시 주민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해당 병원은 시정명령을 받았지만 영업은 계속하고 있다.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남모(34)씨는 “꺼림칙하지만 진료기관이 적은 시골지역은 이런 사고를 겪고도 같은 병원을 또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주사기 등 일회용 의료기기를 재사용하면 면허를 취소하고 최장 5년 이하의 징역형 및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원주·제천=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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