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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카트 안 쓰는 골프장, 나이키 같은 스포츠기업 만든다

중앙일보 2016.02.18 02:45 종합 4면 지면보기
스포츠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최근 6년 만에 관련 시장 규모가 26조원에서 41조원으로 50% 이상 성장했다. 관광산업(23조원)의 1.8배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올해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열려 성장 가능성이 더욱 크다. 정부가 수출 하락으로 막힌 성장 동력을 스포츠 산업 중심의 서비스 시장에서 찾는 이유다.

급성장 스포츠산업 등 활성화 나서
미 메이저리그처럼 에이전트 허용
국내 대학, 해외캠퍼스 가능해져
“서비스업, 양질의 일자리 만들려면
헬스케어 같이 제조업과 융합을”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17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스포츠·헬스케어·교육 산업을 중심으로 서비스 활성화 대책을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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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민간투자와 수출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신산업을 일으켜 민간의 투자와 수출을 살려내야만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여가와 웰빙에 대한 관심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스포츠를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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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골프 산업 육성을 위해 회원제 시설이 대중제로 전환될 때 회원동의 요건을 현행 100%에서 80%로 낮춘다. 대중제 골프장으로 바꾸면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시중금리보다 1%포인트 낮은 특별 융자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

1인당 골프 비용을 4만~5만원 낮출 수 있는 캐디·카트 선택제를 활용하는 골프장도 현재 64개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150개로 확대한다.

 스포츠 선수관리와 마케팅, 홍보를 담당하는 에이전트도 관련 지침을 만들어 육성한다. 프로야구는 2001년부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처럼 에이전트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변호사만 대리인을 맡을 수 있는 등 규제가 남아 있어 활용되지 못했다.

나이키·아디다스와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 기업을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R&D) 자금 지원도 늘리고 대출 금리도 인하한다. 박성락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장은 “일반인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생활체육 환경을 넓히면 시장이 확대돼 거대 스포츠 기업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한 건강관리 서비스업도 육성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관련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에 기록되는 하루 보행 수를 늘리면 관련 보험 상품 가격을 할인해 주는 식이다.

국내는 의료 업계와 마찰로 ICT 환경에 맞는 건강 관리 상품이 나오기 어렵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심박·산소포화도 센서 탑재를 놓고도 논란이 일었다.

이에 정부는 올해 중으로 관련 사업자 간 협의를 통해 식습관·금연활동처럼 의료 행위가 아닌 건강 관리 산업을 명시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든다. 외국인 교육 수요와 내국인 유학 수요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국내 대학 해외 진출도 추진한다.

지금까지 국내 대학은 해외 진출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국내에서 전체 학점의 절반을 이수해야 학위 수여가 가능하다는 규제에 묶여 실적을 내지 못했다.

이에 관련법을 개정해 국내 이수 학점을 전체 4분의 1로 낮춘다. 이수 학점이 낮아지면 ‘국내 1년+외국 3년’ 교육 과정도 가능하다.

예컨대 홍익대 뉴욕 디자인캠퍼스와 같이 해외 캠퍼스 설립도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본교와 독립된 분교만 해외 설립이 허용됐다. 이해숙 교육부 대학평가과장은 “한·중·일 3국 캠퍼스를 1년씩 다니는 대학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고용의 질까지 높이는 서비스 활성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진국과 같이 서비스업도 제조업에 준하는 임금을 받을 수 있어야 고용과 내수가 모두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내수시장이 작기 때문에 서비스업만 육성해서는 안 된다”며 “헬스케어 기기와 같이 제조업과 융합할 수 있는 서비스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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