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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운전에 목숨 잃은 여성운전자의 억울함, 판사가 고속도로 현장검증해 가해자 실형

중앙일보 2016.02.16 20:03
보복운전을 당해 숨진 20대 여성운전자의 억울함을 판사가 직접 고속도로에서 사건 당시 사고 상황까지 재현한 끝에 풀어줬다. 당초 불구속됐던 40대 화물차 운전자는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창원지법 제4형사부(오용규 부장판사)는 16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일반교통방해 치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화물차 운전기사 A씨(41)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2014년 12월 19일 오후 6시30분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남해고속도로 부산방면 진영휴게소 근처에서 4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가장 앞서 달리던 17t 화물차가 급정거를 하면서 뒤따르던 소형 승용차와 2.5t 화물차, 25톤 화물차가 잇따라 추돌한 것이다.

사고 초기에는 차량을 멈추지 못한 채 앞선 차량을 추돌한 25t 화물차 책임이 가장 큰 듯 보였다. 그러나 검찰은 사고발생 6개월만인 지난해 6월 16일 맨 앞에서 달리던 17t 화물차 운전자인 A씨를 일반교통방해 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A씨가 소형 승용차 운전자인 B씨(23·여)가 자신의 차량 앞으로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보복운전을 하면서 사고를 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A씨는 재판에서 줄곧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진영휴게소로 빠져나가기 위해 속도를 줄였을 뿐이라는 요지였다. 검찰은 사고 당시를 찍은 차량내 블랙박스 등 영상기록장치를 확보하지 못해 A씨 주장을 확실히 뒤집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19일 당시 현장에서 사고 당시를 재현하는 현장 검증까지 했다. 경찰의 협조를 받아 고속도로 4차선 중 2차로를 막고 당시 A씨가 몰던 실제 화물차를 동원, 급정거와 감속 2가지 조건으로 운행을 재연했다. A씨 주장처럼 휴게소로 들어가려는 목적의 감속인지, 보복성의 급정지인지 가린 것이다.

결국 재판부는 현장검증과 기록과 사고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임씨가 여성 운전자에게 보복운전을 했다는 결론을 냈다.

창원지법 제4형사부(오용규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A씨의 보복운전으로 B씨가 사망에 이르게됐다”며 “비슷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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