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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무이자 단지’ 군침 돈다고?…겉모습에 속지 마세요

중앙일보 2016.02.1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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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최근 ‘중도금 무이자 융자’ 조건으로 분양하는 아파트가 주목 받고 있다.

이달(지방은 5월)부터 본격화한 은행권의 대출심사 강화로 집단대출(중도금·잔금 대출) 금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를 감안할 때 대략 수백만~수천만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3.3㎡당 1366만원(지난해 12월 수도권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인 전용면적 84㎡형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중도금(분양가의 60%) 무이자 융자를 적용할 경우 950만원가량 분양가 절감 효과가 있다. 중도금 대출 금리는 연 3%(고정금리) 기준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은행별 집단대출 금리가 연 3%대로 차츰 높아지는 상황에 건설사들이 중도금 이자를 대신 내주는 단지는 수요자 입장에서 꽤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동원개발이 경기도 용인시 역북도시개발사업지구 A블록에서 분양 중인 ‘용인역북 명지대역 동원로얄듀크’는 중도금(분양가의 60%) 무이자 혜택을 내걸었다. GS건설이 충남 천안시 성성지구 A1블록에 내놓은 ‘천안시티자이’도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적용된다.

과거 중도금 무이자 융자는 분양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방과 수도권 일부에서 잇따랐지만, 요즘은 서울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올 들어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인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는 중도금 이자후불제(이자 납부를 잔금 때까지 유예)를 중도금 무이자로 계약조건을 변경했다. 분양대행회사인 내외주건 정연식 부사장은 “이자 후불제에서 중도금 무이자로 바뀌면 분양가를 4% 안팎 할인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분양받아선 안 된다. 미분양 단지들 대부분이 분양가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좋은 조건이 아닌 곳이 많다는 지적이다. 겉으로는 건설사가 중도금 이자를 계약자 대신 내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분양가에 이자 비용을 전가하는 단지도 있다. 최근 “건설사가 분양가에 이자 비용을 떠안겼더라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이런 행태가 퍼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세종시의 한 아파트 입주자 494명이 대출이자 비용을 분양가에 떠넘긴 D건설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중도금 무이자 융자가 분양대금에 반영되지 않는 ‘완전 무상’이라는 뜻까지 담겨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건설사의 손을 들어줬고 입주자들은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KB국민은행 임채우 부동산전문위원은 “중도금 무이자 융자 혜택을 받더라도 수요자는 주변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비싼지, 입지와 발전 가능성 등은 괜찮은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중도금 무이자=전체 분양대금의 60%에 해당하는 중도금 이자를 계약자 대신 건설사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계약자 입장에선 분양가의 10~20%를 계약금으로 내면 잔금 때까지 추가로 드는 비용이 없어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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