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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월 아들 때려 숨지게 한 아버지, 살인죄 대신 폭행치사 유죄

중앙일보 2016.02.16 11:03
대구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정용달)는 16일 생후 26개월 아들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정모(24)씨의 파기환송심에서 폭행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살인 혐의를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것을 다시 심리해 살인죄 대신 폭행치사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앞서 대법원은 “아들을 때릴 때 살인의 고의가 있을 수 있었는데도 원심이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며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피고인 때문에 아무런 잘못이 없는 어린 피해자가 상당한 기간 감내하기 어려운 극심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했던 점 등을 볼 때 피고인의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정씨는 2014년 3월 경북 구미시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PC방에 가려고 하는데 아들이 잠을 안 자고 보채며 운다는 이유로 가슴을 때린 뒤 손으로 입과 코를 막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아들이 숨진 뒤 시신을 한 달여 동안 방치하다가 쓰레기봉투에 담아 길가에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정씨는 부인과 별거 상태였고 PC방에서 게임을 자주 하며 아들을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정씨에 대해 살인·사체유기·아봉복지법 위반죄를 적용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정씨가 아들의 코와 입을 막아 살해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형량도 징역 5년으로 낮췄다. 정씨도 “아들의 가슴을 때리긴 했지만 살해하진 않았다”고 경찰 조사 때의 진술을 번복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정씨가 아들의 명치를 때려 사망했다고 볼 여지가 있고 적어도 폭행치사나 상해치사죄를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내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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