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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연설 내내 박수 보낸 여당…조용히 지켜본 야당

중앙일보 2016.02.1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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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에 관한 국회연설을 위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며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 김범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9시37분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 함께 국회 본청에 도착했다. 짙은 남색 정장 차림이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박형준 국회사무총장은 로텐더홀 출입구까지 나와 “어서 오십시오”라며 박 대통령을 맞았다. 국회연설 전인 9시45분부터는 국회의장실에서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여야의 대표 비서실장, 대변인 등과 15분여 환담을 나눴다.

칩거 중단하고 올라온 문재인, 박 대통령 단상 설때까지 박수 보내

박 대통령의 국회 본회의장 입장 전에는 여야 의원들이 미리 나와 대통령을 기다렸다. 양산 칩거를 중단하고 상경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정세균·박영선 의원과 함께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의 빈 자리가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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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문재인 의원이 `국정에 관한 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박근혜대통령이 입장하자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박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는 야당 의원들까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박 대통령은 입장하면서 박수를 치는 의원들과 일일히 눈을 맞추며 인사했다. 더민주 문 전 대표는 대통령의 입장부터 단상에 설때까지 내내 박수를 보냈지만, 이종걸 원내대표는 박수를 치지 않았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연설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미소를 보이며 연설을 시작했지만, 곧장 굳은 표정으로 북한의 핵실험 등 안보상황에 대한 발언을 이어갔다. 연설문에는 ‘북한’이라는 표현이 54회, ‘우리’라는 말이 50회 반복됐다. 도발(19회), 핵(15회), 미사일(12회), 제재(9회)라는 말 외에 강력히(9회), 힘(5회), 의지(4회) 등 박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이는 말도 여러차례 들어갔다.

박 대통령이 “과거처럼 북한의 도발에 굴복하여 퍼주기식 지원을 하는 일도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야당이 주장하는 ‘햇볕정책’을 사실상 부정하는 발언을 한 뒤 여당 의원들은 박수를 보냈지만, 야당 의원들은 대부분 박수를 치지 않았다. 간간이 깊은 한숨을 쉬거나 스마트폰을 꺼내 확인하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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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최근 안보위기와 관련해 연설하는 도중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지도부가 박수를 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서청원 의원과 나란히 앉아 박수를 보냈다. 깍지를 낀 채 대통령의 연설을 유심히 듣는 유승민 의원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이 일제히 박수를 칠 때도 유 의원은 “국민의 선택받으신 여러 의원님들께서 국민의 소리를 꼭 들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라는 등의 일부 대목에선 박수를 치지 않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고 정의화 의장과 악수를 한뒤 박형준 국회사무총장의 안내를 받으며 퇴장했다. 퇴장 때는 본회의장 통로에 나와 도열해 서있던 여당 의원들과 웃으며 일일히 악수를 나눴다.

국회 본회의장을 나와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의 양옆으로 나란히 걸으며 담소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본청 앞 차량까지 배웅을 나온 김 대표와 악수를 한 뒤 차에 탑승해 국회를 빠져나갔다. 이날 박 대통령의 국회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입장과 퇴장때를 포함해 모두 17번의 박수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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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8일 시정연설 후 민주당 규탄대회

박 대통령의 국회 본회의장 연설은 2013년 취임 후 매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포함해 4번째다. 과거 시정연설때도 야당 반응은 냉랭했다. 2013년 11월 18일 첫 시정연설 직후에는 야당인 민주당 의원 100여명이 국회 본관 계단에서 ‘민주파괴 민생파탄 약속파기’ 규탄대회를 여는 과정에서 강기정 의원과 경찰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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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는 동안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이 기립하고 있는 반면 김한길 대표 등은 박대통령 입장시와는 달리 앉아 있다.

2014년 10월 29일 시정연설 도중 야당에선 비주류 조경태 의원(현 새누리당)이 유일하게 일어서서 기립 박수를 쳐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0월 27일 세번째 시정연설 때도 야당 의원들은 한 번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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