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원유철 “우리도 핵무장”…한민구 “고려 안 한다”

중앙일보 2016.02.16 02:47 종합 3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15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동료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평화의 핵·미사일 보유를 통해 ‘안보 방파제’를 높이 쌓아야 합니다.”

원내대표 발언 1시간도 안 돼
김무성 “당론 아닌 사견” 일축
야당선 또 “총선용 신북풍 전략”
국민 여론과는 동떨어진 주장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1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원 원내대표는 “비가 올 때마다 옆집에서 우산을 빌려 쓸 수 없듯이, 우리 스스로 우비를 튼튼하게 갖춰 입어야 한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맞서 우리도 자위권 차원의 평화의 핵과 미사일로 대응하는 것을 포함해 생존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 원내대표의 주장이 나온 지 한 시간도 안 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기자들에게 “그것(핵무장론)은 당론이 될 수 없고, 개인의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하루 앞두고 여당 투톱이 안보 이슈에서 이견을 노출한 셈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여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핵무장론’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은 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후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진화에도 불구, 이날 오후 2시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가 열리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한민구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이끌어내려 했다.

해군 참모총장 출신의 김성찬 의원은 “북한의 핵 탄도탄에 가장 유용한 방어수단이 뭐냐”고 집요하게 물었다. 결국 한 장관은 “핵은 핵으로 억제하는 것이…”라는 답변을 하기에 이르렀다.

 기무사령관 출신인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은 “북한이 핵을 (미국이 아닌) 우리에게 쓰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장관도 “그럴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동의했다.

 그러자 송 의원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니까 (우리도) 자위적 보호를 해야 한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북한 핵에 대한 (정부) 자체의 (대응) 능력이 제한되는 데 대한 국민적 분노와 아쉬움 측면에서 말씀하시는 것으로 안다. (그런 점에서) 경청하고 있다”면서도 “정부 입장에선 (핵무장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정두언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핵무장이 우리 의지대로 될 가능성은 1%도 안 된다는 걸 찬성하는 쪽이든 반대하는 쪽이든 모를 리 없는데도 여당 의원들이 무책임한 정치평론하듯 얘기한다”고 비판했다.

 익명을 원한 당 관계자는 “157석을 가진 여당에서 국가의 명운이 달린 핵무기 개발 문제를 놓고 오전·오후로 정반대 말이 쏟아지면 국민은 불안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당도 연일 총선용 ‘기획 북풍(北風)설’을 키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섭 비상대책위원은 15일 당 회의에서 “많은 국민이 개성공단 폐쇄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DD·사드) 체계 문제 해결과 총선을 의식한 신(新)북풍 전략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성공단 중단(찬성 54.8%-반대 42.1%)이나 사드 배치(찬성 67.7%-반대 27.4%, 이상 중앙일보) 관련 여론조사 결과와는 동떨어진 주장이었다.

그는 “정부는 미사일 도발 사태를 경제 실정에 대한 국민적 심판을 피해 가는 수단으로 악용해선 결단코 안 될 것”이라고도 했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도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이번 안보위기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유혹을 뿌리치고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한 초당적 대처를 주도해야 한다” 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