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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취업 대졸자 절반이 전문대…조리 ·관광·IT 뚫었다

중앙일보 2016.02.16 02:15 종합 1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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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수(25)씨는 지난 12일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계열을 졸업한 뒤 올 4월부터 일본 최대의 온라인마켓인 라쿠텐에서 일한다.

영진전문대 ‘일본 IT기업반’ 운영
4년제 대학보다 비율 더 높아
백석문화대, 스포츠레저?관광 특화
대림대는 취업 연계형 해외 인턴십

그가 일본으로 눈을 돌린 계기는 이미 일본 통신회사(NTT)에 취업한 선배의 조언 때문이었다. 강씨는 선배에게서 “국내와 달리 일본은 전문대를 차별하지 않고 능력만 된다면 뽑는다”는 얘기를 들었고 영진전문대가 운영하는 ‘일본 정보기술(IT) 기업 주문반’을 선택했다. 이 반은 일본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을 모집해 3년간 일본어는 물론 일본 기업이 주로 쓰는 프로그래밍 언어 등을 가르친다.

 강씨는 “방학 중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업이 이어졌고 수업 후에는 늦게까지 남아 자습하는 학생도 많았다. 교수님들은 이력서와 면접을 준비할 때 밤 12시까지 도와줬다”고 말했다.

이 반의 지도교수인 정영철 교수는 “일본 기업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바탕으로 수업 내용을 짠다. 일본에서 새로 쓰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곧바로 특강을 통해 가르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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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취업에서 전문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의 ‘전문대 해외 취업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전문대 해외 취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 2014년에는 고등교육기관(대학+전문대) 해외 취업자의 47.1%를 차지했다.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중 전문대 출신이 37.8%다. 전문대 졸업자가 해외 취업에서 4년제 일반대 졸업자를 능가한다.

 전문대 졸업생의 해외 취업이 많은 분야는 조리·관광·미용·IT 등이다. 지난해 50명 이상을 해외에 취업시킨 대학은 ▶백석문화대(78명) ▶영진전문대(78명) ▶대림대(63명) ▶영남이공대(61명) ▶신구대(54명) 등 5곳이었다.

전문대교협 고등직업연구소 안정근 연구위원은 “전문대에 특화된 조리·관광·미용 등의 분야는 해외에서 외국인 취업장벽이 낮은 편이다. 최근 국내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전문대들이 해외 취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특성에 맞춰 해외 취업 프로그램을 마련한 곳이 좋은 성과를 거뒀다. 백석문화대는 스포츠레저·관광 등의 분야에서 해외 취업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외식관광학부 최성기 교수는 “국내 인력은 포화상태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자리가 많다. 동남아시아 등 해외 각지에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이제는 취업 시 ‘코리안 메리트’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학을 졸업한 서효성(23)씨는 올해부터 필리핀의 스포츠센터에서 스킨스쿠버 다이빙 강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수영을 정식으로 해 본 적이 없다. 지도교수에게 “다이빙 자격증을 따면 해외 취업 기회가 많다”는 얘기를 듣고 수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서씨는 3년 만에 ‘마스터’ 자격증까지 따고 학교에서 마련한 ‘다이빙 해외 인턴십’을 통해 필리핀까지 갔다. 그는 “필리핀에 있는 동안 영어나 다이빙 실력이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1년 경험을 쌓은 뒤 한국에 가서 정식 강사 자격증을 딸 생각이다”고 말했다.

 대림대는 서비스 분야에서 취업 연계형 해외 인턴십을 운영한다. 해외 인턴십을 가기 전에 취업에 필요한 어학 능력 등을 가르치고 현지에서 인턴을 하며 취업 면접까지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김동우 국제교류원장은 “호텔 등 수준 높은 서비스를 요구하는 곳에서는 한국 학생들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학생들을 무작정 해외 인턴으로 보내는 것보다는 현지 취업 가능한 곳이 있는지 사전에 파악한 뒤 내보내 취업까지 연결하는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남윤서·김준영·윤재영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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