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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중 미국 대리대사 불러 '한반도 사드' 항의했다

중앙일보 2016.02.16 02:04 종합 1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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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도입 논의와 관련해 데이비드 랭크 주중 미국 대리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논의한 날 초치 밝혀져
“사드, 대북 제재와 연동 안 해?
안보리 결의안은 통과될 듯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 당일인 지난 7일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에 관한 공식 협의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직후의 일이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이 15일 이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소식통은 “중국 외교부는 7일 오후 3시 한·미 양국의 발표가 나자 한 시간여 뒤 김장수 주중 대사를 먼저 불렀고 이후 랭크 대리대사를 초치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며 “장기 휴가로 중국 국내에 없는 맥스 보커스 대사를 제외하면 최고위직 외교관을 부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그만큼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김 대사를 초치해 ‘엄중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미국에 대해서는 “외교경로로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히는 선에서 그쳤다.

 또 다른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사드 배치가 자국 안보 이익에 침해된다는 중국의 주장과 관련해 "미국이 기술적 측면에 대해 설명해 주겠다고 해도 중국이 들으려 하지 않는다”며 중국의 강경한 분위기를 전했다.

이 소식통은 최근 사드 배치에 관한 중국의 강한 반발에 대해 “한국에 배치되는 것보다 배치되지 않는 것이 유리하게 때문에 중국은 정확한 자료 없이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말을 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은 이달 중으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밝혔다. 이는 3월 초부터 중국 최대의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자대회와 정치협상회의)가 열린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베이징의 소식통은 “중국이 사드에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논의와 연동시키지는 않고 있다”면서 “새로운 결의안은 주로 미·중 간에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2월 이전에 결의안을 통과시키려는 생각을 양측이 공유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제재보다 더 강한 결의안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도 이견이 없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부터는 속도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들지만 한국·미국의 기대에 부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밖에 개성공단 전면폐쇄 결정이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에 미친 영향과 관해 소식통들은 "현재까지는 큰 변화가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우리의 입장과 의지가 중국에 확실히 전달된 것만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15일 “한반도 정세가 복잡하고 민감한 단계에 있다”며 “모든 당사국이 긴장을 개선하는 조치를 취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인 60% “북한 싫다”=북한을 혐오하는 중국인이 60%를 넘어섰으며 민심의 변화를 중국의 대북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환구시보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15일자 사설에서 “평양은 베이징의 강력한 반대를 무시하고 핵실험을 반복해 중국의 국가 이익에 엄중한 손해를 끼치고 있다”며 “갈수록 많은 중국인들이 북한을 우호국가로 보지 않고 중국의 짐, 심지어 ‘몹쓸 이웃’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북전문가의 추론을 근거로 북한을 부정적으로 보는 중국인은 대략 60% 정도로 심지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예상하면서 “북한은 중국의 ‘전략적 병풍’이란 낡은 관념은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 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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