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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거난... 전세계 집값 비교 “우리집은 안녕하십니까?”

중앙일보 2016.02.16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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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삶의 기초는 의(衣)ㆍ식(食)ㆍ주(住)입니다. 결국 먹고 사는 문제가 핵심이라는 말입니다. 이 가운데 주거 문제는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일자리가 있어야 소득이 있고 옷을 사고 밥을 먹을 수 있는데, 일자리가 몰려있는 대도시의 주거비용이 너무 올라버렸기 때문입니다. 일자리 구하기도 어려운데, 힘들게 일자리를 얻어도 집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이제 월급 한 푼도 안쓰고 9년 반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기사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삼포 세대(연애ㆍ결혼ㆍ출산)니 오포 세대(연애ㆍ결혼ㆍ출산ㆍ인간관계ㆍ내집마련)니 하는 말 속에는 '주거문제'가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죠.
 
 그런데 이런 주거문제는 한국만 겪고 있는 문제일까요? 아닙니다. 집값 상승과 주거난은 전세계적인 문제입니다. 영국에서는 월세를 못내 보트에서 생활하는 하원의원이 이슈가 됐고, 집값 보다 비행기 값이 싸다고 비행기로 출퇴근하는 스페인 청년도 있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하우징 와치’를 통해 전세계 집값을 모니터링하고 있죠. 지난 1월 발표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주거난을 자세히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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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에 따르면 2000년을 기준(100)으로 볼때 지난해 집값은 152까지 상승했습니다. 1억원 하던 집이 1억 5200만원까지 오른 셈입니다. 2008년 1억 6000만원까지 올랐던 집값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며 1억 4300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집값이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다시금 부동산 시장이 들썩들썩 하는 거죠.
 
 조금더 자세히 살펴 보죠.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세계 각국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집값 변화를 분석해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응팔의 배경이 되었던 1988년을 기준(100)으로 집값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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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프에서 보듯 한국은 1988년과 비교해서 2.2배 이상 집값이 올랐습니다.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지요. 반면 일본은 1988년에 비해서 20% 이상 집값이 빠졌습니다. 한국의 집값 증가는 4배 이상 집값이 폭등한 중국이나, 8배나 집값이 오른 홍콩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주거난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2014~2015년 전세계 주요도시 집값 상승(나이트 프랭크 리서치 보고서)을 보면 서울은 7.6% 포인트 상승률을 보여 전 세계에서 8번째로 빠른 집값 상승을 보였습니다.
 
 
  모두 다 오르기만 할까요? 아닙니다. 지난 2015년 3분기를 기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한 집값을 살펴봅시다. 우크라이나는 1년 사이 집값이 40%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러시아도 11% 가량 집값이 빠졌죠.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군사개입 이후 지역적 불안정성이 높아진 결과입니다. 한참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중국도 성장 둔화를 겪기 시작하며 4.8% 가량 집값이 떨어졌습니다. 대만도 2.9% 가량 집값이 내렸네요.
 
 반면 같은 시기 한국은 3.3% 가량 집값이 올랐습니다. 일본도 1.9% 집값이 올랐다고 합니다. 독일이 3.9%, 미국은 6.2%가량 집값이 상승했습니다. 가장 많이 집값이 오른 곳은 카타르입니다. 카타르는 1년 사이 23.3%나 집값이 올랐네요. 홍콩도 17.4%의 살인적인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그럼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집값은 얼마나 하나 비교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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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위=원]

 글로벌 포퍼티 가이드에 따르면 집값이 가장 비싼 도시는 모나코입니다. 1㎡ 당 6만 달러(7200만원)나 하죠. 79㎡(24평)짜리 아파트를 구매하려면 56억 8800만원이나 합니다. 상상이 안가는 가격이죠. 영국 런던도 만만치 않습니다. 같은 크기의 아파트 구매에 32억 9500만원입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의 집값이 최고입니다. 24평 아파트 구매를 위해서는 21억 7700만원이 있어야 합니다. 뉴욕에서 24평 집을 구하는데 17억 65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홍콩의 집값이 얼마나 비싼지 알 수 있습니다. 파리의 경우도 24평 아파트가 17억원 이상하고 러시아 모스크바나 싱가포르, 오스트리아 빈, 스위스 제네바도 15억원 내외가 필요합니다.
 
 일본의 도쿄가 전세계 11번째로 집값이 비싼데 24평 아파트는 10억 2900만원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 서울의 경우 지난해 9월 기준 평당 아파트 가격은 1800만원으로 24평 아파트 구매를 위해서는 4억 3200만원이 필요합니다. 물론 평균 값이니 교통이 편한 서울 주요 도심지역 아파트를 사기 위해서는 여기에 웃돈이 더 필요하겠지요.

KB국민은행이 1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강남 전체 11개구의 평균 매매가격은 6억 6109만원입니다. 가장 비싼 강남 개포 주공 3단지는 ㎡당 1972만원으로 24평을 기준으로 하면 15억 5800만원 정도 합니다. 뉴욕 못지 않은 억 소리 나는 가격입니다.  
 
 아래는 100만달러(12억 800만원)으로 살 수 있는 주요 도시의 아파트 면적(평균)입니다. 12억원으로 우리가 이렇게 좁은 아파트 밖에 살 수 없다는 사실 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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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는 지난달 26일 글로벌 하우징 마켓 분석을 통해 세계 주요도시의 집값이 충격적일 정도로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언제 폭락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라는 겁니다.

영국의 평균적인 숙련 노동자가 침실이 하나 있는 55㎡(16평) 아파트를 구입하는데 14년이 걸린다면서 말입니다. 스위스 제네바의 경우 자가 보유자의 90%가 모기지를 이용해 빚을 내 집을 구매한 경우라네요. 프랑스 파리도 위험합니다. 2011년 대비 278%나 집값이 올랐고 향후 2025년까지 35%나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홍콩의 경우 집값이 20%에서 최대 40%까지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했습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2016년부터 세계 주요도시의 부동산 시장이 하락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고, 포춘지는 ”전 세계가 재앙을 앞두고 있다“며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최대 62%까지 부동산하락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우리는 어떨까요? 한국의 집값은 언제까지 오르고 얼마나 더 주거난에 시달려야 할까요. 우리 집은 안녕한지 질문해 봐야 할 때입니다.
 
 글 ㆍ그래픽=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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