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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보안 뚫린 인천공항 사태

중앙일보 2016.02.16 00:53 종합 30면 지면보기
중앙일보<2016년 1월 27일 30면>
무너진 인천공항 보안시스템, 누가 책임질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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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한국과 세계를 잇는 인천국제공항의 보안시스템이 순식간에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인 2명이 공항 출국장을 유유히 빠져나와 밀입국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나흘 만에 이들을 붙잡을 수 있었지만 2중·3중의 보안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인천공항은 최고 보안등급이 적용되는 국가 주요 시설이다. 그런데도 30대 중국인 부부가 공항을 통해 밀입국하는 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지난 21일 새벽 공항 3층 면세구역을 통해 3번 출국장을 빠져나오는 데 걸린 시간은 14분 남짓이었다. 어이없게도 닫혀 있어야 할 공항 상주 직원 전용 출입문이 자동으로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여섯 개 출국장 중 4번 출국장을 빼고는 매일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폐쇄하도록 한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야간 보안직원이 제대로 체크하지 않은 가운데 공항 로비로 통하는 마지막 출입문 잠금장치도 쉽게 뜯겨져 나갔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인 부부가 밀입국한 사실이 이틀이 지난 다음에 파악됐다는 점이다. 법무부 출입국사무소는 이들이 21일 베이징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항공사로부터 통보받고도 24시간이 지난 후에야 공항공사 측에 폐쇄회로TV(CCTV) 확인을 요청했다.

인천공항은 연간 4500만 명 이상의 내·외국인이 드나드는 대한민국의 제1관문이다. 글로벌 시대에 국경과 다름없는 곳이다. 특히 최근 국제적인 테러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공항은 위험 인물의 국내 입국을 걸러내는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만약 이번에 중국 민간인이 아니라 이슬람국가(IS) 같은 테러범이 들어왔다면 아찔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지난해 IS를 추종하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외국인이 붙잡혔고, 지난 15일엔 아랍어로 국내 공항을 폭파하겠다는 전화가 걸려와 경찰이 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파문이 커지자 국토교통부는 어제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출국심사장 문은 운영 종료 후 출입을 통제하고 ▶이중 잠금 조치를 하고 ▶적외선 감지 센서를 설치하겠다는 등의 내용이다. 하지만 하루이틀 만에 내놓은 이 정도 대책으론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다. 법무부와 국토교통부, 공항공사 등 관련 기관 합동으로 보안시스템 전반을 원점부터 재점검하는 등 범정부적인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나아가 이번 사건이 인천공항공사 경영진의 낙하산 논란과 관련이 없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 정창수·박완수 전 사장이 잇따라 선거 출마를 이유로 임기 중 사퇴하면서 내부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가 공항을 얼마나 가볍게 보는지 보여주는 것 아닌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공항 보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부의 뼈아픈 반성과 대책을 요구한다.

한겨레 <2016년 1월 27일 31면>
인천공항·제주공항 사태 부른 ‘낙하산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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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최고 보안등급이 적용되는 최일선 국가 주요 시설인 인천국제공항이 평범한 중국인 남녀 2명에게 어이없이 뚫리는 사고가 벌어졌다. 환승 승객이던 이들은 21일 새벽 업무 종료로 닫혀 있던 출국장의 진입문부터 출국심사대, 보안검색대, 외부 출입문까지 4개 관문을 10여 분 만에 통과해 밀입국한 뒤 나흘 동안 충남 천안 등을 활보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잠겨 있어야 할 문들은 밀입국자들 앞에서 자동으로 열렸고, 경비직원은 규정에 정해진 자리에 없었다.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이들이 환승 비행기에 타지 않았다는 사실을 통보받고도 26시간이나 미적댔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런 사실을 이틀 동안 까맣게 모르다가 추적 요청을 받고서야 뒤늦게 알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들 하나같이 손 놓고 눈감은 꼴이다. ‘도둑이 들려면 개도 안 짖는다’지만 이번 사고는 그런 경우도 아닌 듯하다. 평소에도 이렇게 허술했기에 이런 일이 빚어졌다고 봐야 한다. 잘못을 제도 탓으로 돌릴 것도 아니다. 엄밀하게 작동해야 할 유·무형의 보안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되고, 그런 ‘보안 실패’조차 제때 알지 못한 것은 제도나 법 이전에 시스템을 관리하고 운용하는 사람들의 잘못이다. 이번 일을 핑계 삼아 테러방지법 제정 따위를 주장한다면 엉뚱한 데 설레발을 치는 것이 된다.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제대로 고치려면 허술하기 짝이 없는 보안시스템의 관리와 운용 체계부터 촘촘히 죄어야 한다.

인천공항의 보안시스템이 이렇게나 느슨해진 데는 공항 관리를 맡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기강 해이가 큰 원인일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인 박완수 사장이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임기 도중인 지난해 12월 사퇴하면서 경영 공백이 계속되고 있다. 그사이 인천공항에선 새해 연휴 수화물 처리 지연으로 항공기 출발과 도착이 크게 늦어진 ‘수화물 대란’이 벌어졌다. 초기대응 실패에 늑장 조처, 엉터리 해명까지 당시의 온갖 난맥상은 경영 공백에 따른 기강 해이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지난 주말 폭설로 승객들이 사흘씩 노숙해야 했던 제주공항 대란에서 승객들을 돌보기는커녕 딴죽만 걸었던 한국공항공사도 낙하산 출신인 김석기 사장이 선거를 앞두고 중도 퇴임한 상태다. 이번 같은 일의 재발을 막으려면 그런 낙하산 인사 대신 전문성 있는 경영진부터 갖춰 관리시스템을 제대로 정비하는 것이 우선이다.
 
논리 vs 논리
관련 기관 보안시스템 재점검 필요…공항공사 기강 해이 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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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인 밀입국 사건이 잇따른 인천공항 입국장 주변에서 지난달 31일 경찰특공대원들이 순찰을 하고 있다. [사진 김상선 기자]


인천국제공항은 연간 이용 여객 5000만 명, 환승 여객 7500만 명(2015년)에 달하는 대형 공항이다. 2001년 개항해 지금도 증설하고 있는데 향후 2027년까지 1억 명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세계적인 공항이자 동북아시아 교류의 중심이며, 국제공항협의회가 주관한 공항서비스평가 10년 연속 1위를 수상할 만큼 우수하다.

그러나 최근 이 명성에 걸맞지 않게 우려스러운 소식이 늘고 있다. 지난달 21일 중국인 부부가 공항 출국장으로 14분 만에 버젓이 밀입국한 사건이 발생했다. 불과 8일 뒤에는 한 베트남 남성이 출입국심사대 문을 강제로 열고 3분 만에 밀입국했고, 같은 날 공항 화장실에서는 아랍어 협박 쪽지가 든 폭발물이 발견돼 모두를 긴장시켰다. 또 지난해 말에는 40대 남성이 10만여 명분의 마약이 든 배낭을 들고 공항검색대를 무사 통과했다고 한다.

인천국제공항은 국경의 제1관문으로서 최고 보안등급이 적용되는 ‘가급’ 국가시설이다. 그런데 사람도, 위험물체도 걸러내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과 너무나도 쉽게 뚫렸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민간인이 맨손으로도 짧은 시간 안에 통과하는 시스템이라니, 만약 훈련된 국제테러조직이 감행한다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공항 보안은 국가 안보의 최전방이다. 세계적 공항이라는 위상으로 보나, 국가 안위로 보나 인천공항의 보안시스템에 대한 총체적 점검은 매우 시급하다. 당장 문제의 원인을 따져보고 예방을 위한 현실적 대비책을 갖추어야 한다.

사안의 중대성이 큰 만큼, 한겨레와 중앙도 이 사태를 강력하게 질타했다. 책임 주체로는 공항공사 및 공항보안 관련 정부기관을 꼽고 안이한 관리와 허술한 시스템을 비판했다. 두 신문의 사설은 중국인 부부 밀입국 사건이 알려진 직후에 작성된 것이어서 그들의 행적에 따른 허점을 지적했다. 중국인들은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관할인 공항 상주직원 전용 출입문과 출국심사대, 그리고 공항공사 관할인 보안검색대와 외부 출입문의 4단계를 모두 손쉽게 통과했다. 여러 겹의 보안장치는 순식간에 모두 무용지물이 되었다. 사후 대처도 문제였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중국인이 탑승하지 않았다는 항공사의 통보를 받고서도 24시간 후에야 공항공사에 폐쇄회로TV(CCTV) 확인을 요청했고, 공항경찰대에는 연락도 하지 않아 경찰은 언론을 통해 사실을 인지했다. 결국 출입국사무소는 발생 43시간 만에 밀입국 사실을 확인했고, 중국인들은 경찰에 검거되기까지 4일 동안이나 충남 천안 등을 활보했다.

한겨레는 보안 실패의 주원인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기강 해이를 들면서 집중 비판했다. 창원시장 출신인 박완수 전임 사장이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해 12월에 중도 퇴임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은 연초부터 ‘수화물 대란’과 같은 대형 사건을 겪은 바 있는데 한겨레는 사장 부재로 인한 경영 공백에서 공통 원인을 찾았다. 폭설로 인한 제주공항 대란을 보더라도 결재권자의 전격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은 위기가 발생한 때다. 한겨레는 보안시스템을 제대로 관리하고 작동시키려면 낙하산보다는 전문성 있는 경영진을 갖추라고 강조했다. 이는 직접적이고 우선성이 높은 원인을 찾아 시급히 현안에 대처하라는 입장이다.

중앙은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시설 점검 차원의 대책을 비판하면서 국가 안보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뒤, 관계기관 합동으로 보안시스템 전반을 원점부터 재점검하라고 촉구했다. 인천공항은 국경·교통·안보·산업·문화·방역의 기능을 복합적으로 갖춘 곳이다. 따라서 국토교통부·공항공사·국정원·기무사·경찰·법무부·국세청·보건복지부 등 범정부적 협조가 상시 작동해야 하는 곳이다. 지금은 국제 테러의 위험 증가와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중앙은 시스템 전반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근본 처방에 무게를 두었다.

한겨레가 사설에서 언급한 ‘허술하기 짝이 없는 보안시스템의 관리와 운용’ 문제에 있어 직접적인 책임자는 당연히 해당 기관의 경영자다. 사건 직후 보안담당 직원이 왜 자리를 비웠는가에 대한 질책 보도가 많았기에 한겨레는 시스템 내부의 근본 원인을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 후속 보도에 의하면 인천공항의 검색, 순찰, 소방 등의 보안 및 경비 책임은 공항공사에 있다. 그런데 이 보안 업무를 민간 위탁으로 계약한 하청업체 직원이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인천공항은 수익성과 비용 절감을 앞세우는 공항공사 정책으로 인해 인력의 85%가 비정규직이며, 이마저도 직원 숫자가 모자라 보안 공백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노동 강도는 높은데 정규직의 40%에 불과한 임금을 받는다. 그 때문에 이직이 잦고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보안은 외주업체가 맡고 낙하산 경영자는 책임의식과 전문성이 부족하니 시스템 전반이 무력해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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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정
상명대부속여고 교사
숭실대 철학과 겸임교수

또한 중앙이 지적했던 것처럼 범정부적 조사와 대책도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현재도 인천공항에는 국정원이 주도하는 관계기관 실무협의회가 매월 열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인 밀입국도, 베트남인 밀입국도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을 보면 업무 협조 수준은 낮아 보인다. 이번 사건을 되짚어 보면 항공사는 의무대로 출입국사무소에 통보했지만 공항공사에는 통보하지 않았다. 출입국사무소는 각 기관에 상황을 전파하지 않았다. 경찰은 가장 늦게 알았고, CCTV는 한참 뒤에 분석되었으며 그마저도 기관별로 따로 관리한다고 한다. 상설 협의회가 있어도 공조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장비가 있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컨트롤타워가 없고 정부와 관련 기관 주체들의 보안의식 해이가 불러온 위기였다.

권희정 상명대부속여고 교사·숭실대 철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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