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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헷갈리는 숫자 표기

중앙일보 2016.02.16 00:04 경제 8면 지면보기
다음 중 숫자를 바르게 표기한 것을 고르시오.

 ㉠1만5천 ㉡1만5,000 ㉢1만5000 ㉣15,000

 숫자 표기가 혼란스럽다. 같은 숫자를 놓고도 저마다 표기가 다르다. ‘오천오백’의 경우만 하더라도 ‘5,500’, ‘5500’ ‘5천500’ ‘5천5백’처럼 다양한 표기가 나온다. 이러한 혼란은 크게 보면 동서양의 숫자 표기 방식이 다르다는 점에서 연유한다.

 아라비아숫자는 수를 나타내는 보편적인 방식이지만 표기하고 읽는 방법은 동서양이 좀 다르다. 서양의 경우 1000단위(세 자리)마다 쉼표를 찍고 1000단위(thousand, million…)로 끊어 읽는다.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10000단위(네 자리)를 기준으로 한다. 즉 쉼표 없이 네 자리마다 만(萬), 억(億), 조(兆) 등의 단위를 넣고 그렇게 읽는다.

 맞춤법도 전통 방식대로 10000단위마다 ‘만’ ‘억’ 등의 글자를 넣어 표기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1만5000’이 정답이다.(‘1만 5000’처럼 ‘억’ ‘만’ 단위 다음에는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나 비현실적인 규정이어서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여기서는 논외로 함).

 ‘㉣15,000’은 서양식 표기다. 실제로는 이렇게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양식 표기가 편리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특히 복잡한 수를 계산하고 표기할 때는 대부분 이 방식을 쓴다. 이러다 보니 혼란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맞춤법은 ‘억’ ‘만’을 집어넣어 ‘12억3456만7890’처럼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글을 쓸 때엔 이를 따라야 한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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