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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소비자 권익 증진, 고령자·장애인 등 취약계층부터

중앙일보 2016.02.16 00:02 경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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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견표 한국소비자원 원장

취약계층 문제가 사회 각 분야에서 대두되고 있는데 소비자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경제가 고도 소비사회로 진입하면서 다수의 소비자가 그 혜택을 누렸지만 고령자, 청소년, 장애인,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등 취약계층 소비자들은 소외 심화 및 소비자 피해 증가라는 부작용에 더 많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물론 해가 비치면 그림자가 지듯이 소비 사회가 발달할수록 소비 취약계층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근 여러 지표는 이제 취약계층 소비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강화돼야 할 때임을 보여 주고 있다.

 첫째, 취약계층 소비자 피해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전국단일 소비자상담망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60세 이상 고령 소비자피해 상담건수는 지난 5년간 약 2.4배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의 전체 소비자상담 증가폭과 고령자인구 증가폭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원 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신고된 안전사고의 48.7%가 신체적으로 불완전한 어린이와 고령자에서 발생하고 있다.

 둘째, 소비자 후생은 물론, 국가 경제 측면에서 취약계층 소비자 피해를 줄일 필요가 있다. 소비자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연간 소비자 피해액은 성인 소비자 1인당 약 10만원이며, 국가 전체적으로는 GDP의 4%인 4.3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충청북도 연간 예산을 웃도는 큰 금액이다. 소비자 피해의 상위를 차지하는 취약 계층 소비자 피해를 줄이면 저성장시대를 살고 있는 가계 경제나 국가 경제에 큰 효용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다. 얼마 전 막을 내린 G20 정상회담에서는 향후 20년을 이끌어 갈 미래사회 아젠다로 ‘포용적이고 견고한 성장’을 내세운 바 있다. 이는 누구도 뒤처지지 않아야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국제사회가 공감한 것을 의미하며 소비생활 분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제3차 소비자정책 기본계획(2015~2017)을 통해 취약계층 소비자역량 강화 및 지원 확대, 시장의 소비자 안전망 확대 등을 중점시책으로 채택했다.

 이 시책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소비자원에서는 ‘고령자 등 취약계층 소비자의 권익 및 후생증대’를 핵심 경영목표 중 하나로 정하고 금융·안전·거래·피해예방 등 전반적 영역에서 고령자, 어린이, 장애인,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사업계획을 수행 중에 있다. 특히 금년에는 정부의 저출산·고령사회 대응정책과 관련해 ‘고령소비자문제 종합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정부 3.0과 연계해 학계, 산업계, 시민단체, 정부부처 등과 공동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취약계층 소비자문제는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국가, 지자체, 시민단체가 모두 함께 관심과 지원을 진일보시킨다면 앞으로는 모두 함께 참여하는 ‘진정한 소비자 주권시대’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한견표 한국소비자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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