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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입원 땐 당일 문안…한해 500건 계약 비결이죠”

중앙일보 2016.02.16 00:01 경제 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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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훈 삼성화재 설계사가 자동차보험 고객 관리를 위한 노하우가 담긴 전화번호부를 들어보이고 있다.


같은 브랜드에 같은 보상서비스. 인터넷으로 사면 가격이 15% 싸다. 과연 이 상품의 오프라인 판매망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자동차보험 시장의 이야기다.

오프라인 차보험 영업 달인 고정훈씨
28년 노하우로 운전습관 맞춰 조언
“온라인보다 비싸도 제값하거든요”


정부 공인 온라인장터인 ‘보험다모아’ 사이트가 지난해 11월 문을 열자 보험설계사들은 “생존권을 위협받는다”고 아우성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다모아는 아직 내 경쟁상대가 되려면 멀었다”는 설계사를 만났다. 삼성화재 내에서 자동차보험 전문으로 통하는 고정훈 RC(리스크 컨설턴트·56·경인총괄대리점 대표)다. 연간 500건의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그의 비결은 단순 명료했다. “비싼 만큼 그 값을 해주면 고객은 안 떠납니다.”

 고객의 교통사고는 그가 실력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다. 사고 난 고객이 전화하면 “성함이 뭐죠”라고 묻는 콜센터와 “농장이 있는 서산에 다녀오는 길이셨군요”라고 응대하는 설계사의 차이가 단번에 드러난다.

콜센터는 현장직원을 출동시키면 일이 끝나지만 그의 일은 그때부터 시작이다. 우선 고객에게 안전조치 방법을 안내한 뒤 상대편 차의 보험사가 어딘지 물어 그쪽 전화번호까지 알려준다. 빠른 사고처리를 위해서다.

그리고 “보험사 견인차가 아닌 사설 견인차는 차에 손대지 못하게 하라”는 상식을 고객에 일깨워준다. 경찰 신고도 대신 해준다. “사고를 당하면 머릿속이 하얗게 됩니다. 그때 가족보다 더 필요한 전문가, 바로 그런 설계사가 돼야 합니다.”

 입원한 고객에겐 당일 병문안이 원칙이다. “입원 당일에 가는 것과 며칠 뒤에 가는 건 달라요.” 사고 처리가 끝날 때까지 매일 아침·저녁으로 고객에게 전화한다.

차는 잘 고쳐졌는지, 보상처리엔 문제 없는지 이야기하고 고객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말동무가 된다. “요즘 은퇴자들은 대화상대가 없잖아요. 속상하고 아픈 고객의 대화상대가 되면 그분들은 비싼 보험료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보험을 판매할 때도 인터넷과는 달라야 한다. 운전스타일에 맞게 대물·자손 가입을 조언해주고 마일리지 특약이나 블랙박스 같은 보험료 할인 항목을 놓치지 않도록 꼼꼼히 챙긴다. 단 몇천원의 할인이라도 놓치면 고객은 ‘나를 너무 쉽게 본다’고 여기고 떠날 수 있다.

자동차와 관련된 일이라면 담당업무가 아니라도 기꺼이 나선다. 법인 고객이 주소를 옮기면 “차량 이전등록은 하셨느냐”고 묻고 안 했으면 대신 처리해준다. 자동차 전문가로 고객에게 각인되기 위해서다.

 평균 자동차보험료는 50만원 수준. 이중 설계사가 가져가는 몫은 8~9% 정도다. 어찌 보면 푼돈밖에 안 되는 자동차보험에 너무 많은 기력을 쏟는 게 아닐까. 28년차 설계사인 고씨의 생각은 다르다. “사람을 못 만나면 영업은 끝입니다.

요즘은 보안이 강화돼서 ‘빌딩 타기’ 같은 옛날식 영업이 안 통하죠. 자동차보험은 장기보험과 달리 매년 고객을 접촉하니 얼마나 좋은 기회입니까. 자동차보험은 설계사에겐 큰 자산입니다.”

글·사진=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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