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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닫은 일본…성장률 다시 마이너스

중앙일보 2016.02.16 00:01 경제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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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이다. 일본 정부의 대대적인 부양책에도 살아나지 않는 내수 탓이다.

개인 소비, 전분기 대비 0.8% 줄어
기업 이익 늘어도 임금 인상 더딘 탓

일본 내각부는 15일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비치가 연율(분기 수치를 연간으로 환산한 것)로 1.4%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로 0.4% 감소다. 시장의 예상치(연율 -0.8%)보다 나쁘고, 전분기(1.3%)에 비해 도 큰 폭 후퇴다.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핵심 원인은 꽁꽁 얼어붙은 소비 심리다. 개인 소비는 전분기 대비 0.8%나 줄며 2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고꾸라졌다. 일본 전체 GDP에서 개인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육박한다.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으면 경제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로이터통신은 “내수 부진이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나 까먹었다”고 보도했다.

 준코 니시오카 스미모토미츠이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개인 소비가 힘을 잃어 경제가 거의 정지 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일본 가계가 구매력을 잃는 이유는 더딘 임금 인상 속도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 약세로 기업은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렸지만 임금 인상이나 투자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다른 지표들도 그다지 나을 것이 없다. 주택투자도 전분기대비 1.2% 감소하며 4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공공투자도 2.7% 줄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0.9%)과 수입(-1.4%)도 모두 줄었다.

 이처럼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탓에 일본 정부가 세운 2015년 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성장률 목표(1.2%) 달성은 물 건너갔다. 블룸버그 통신은 “ 일본 정부가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럽지 않은 성과”라고 지적했다.

 약발이 먹히지 않자 일본은행은 지난달 29일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하지만 세계 경제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 수요가 엔화로 몰리며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아베노믹스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시장은 추가 부양책에 눈을 돌리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일본은행이 다음달에 추가 완화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기대감에 15일 일본 닛케이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16%나 급등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b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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