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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빙속 3총사' 찾은 세계선수권

중앙일보 2016.02.15 03:32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황금기는 2010 밴쿠버 겨울 올림픽이다. 모태범(27)을 시작으로 이승훈(28· 이상 대한항공)·이상화(27·스포츠토토)가 금메달을 따내며 '빙속 3총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이들을 잇는 스타는 등장하지 않았다. 2016 종목별 세계선수권의 수확은 이들을 이을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엿봤다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띈 선수는 역시 김보름(23·강원도청)이다. 여자 장거리 대들보로 자란 김보름은 올 시즌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1차 월드컵에서 최초로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세계선수권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차 대회 마지막 바퀴에서 넘어져 허리를 다치는 악재를 겪어 한동안 대회에 나서지 못했지만 악바리같은 근성으로 이를 이겨내고 얻어낸 값진 메달이었다. 김보름은 "허리는 계속 재활을 하면서 운동을 하고 있다. 선수라면 당연히 하는 것"이라고 침착하게 말했다.

쇼트트랙과 비슷한 매스스타트는 평창 올림픽에서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김보름은 "월드컵 때보다 훨씬 순위 싸움이 치열했다. 이번 대회를 위해서 열심히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1등은 아니니까 만족할 수 없다. 최소 성적을 냈으니 더 좋은 순위에 오르고 싶다. 다른 나라 선수들도 빠르게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 몇 배로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김용수 코치는 "평창에서 충분히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남자 단거리에서도 김태윤(22·한체대)을 재발견하는 성과를 얻었다. 김태윤은 생애 첫 세계선수권에서 500m 6위, 1000m 7위로 선전했다. 모태범 이후 다소 정체되어 있던 남자 단거리 종목에서 모처럼 거둔 성적이다. 김태윤은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1000m 30위에 올랐다. 지난해 허리 부상으로 고전했던 그는 1년 만에 다시 대표팀에 돌아왔고, 처음으로 풀시즌을 치르며 국제 대회 경험을 쌓았다. 김태윤은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이번 대회를 통해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권순천 대표팀 코치는 "김태윤과 김진수 등 어린 선수들에게 늘 자신감을 쌓아주려고 했다. 사실 지난해에는 선수들이 훈련 방식을 받아들이지 못해 힘들어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기 부여를 통해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는 성과를 거뒀다. 후배들이 성장하면서 모태범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콜롬나(러시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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