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독] 사드 찬성 68%인데…후보 거론 5곳 "우리 동네는 안 된다"

중앙일보 2016.02.15 03:04 종합 2면 지면보기
경북 칠곡군 왜관읍 석전3리 한금련(67·여) 이장은 14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이야기를 꺼내자 “더 물을 것도 없이 들어오면 절대 반대”라고 잘라 말했다. 주민 800여 가구가 사는 왜관 미군부대 캠프 캐럴 인근 마을이다. 2011년 캠프 캐럴의 고엽제 의혹으로 홍역을 치렀다.

주민·지자체장·시민단체 반발
선거 앞둔 의원들도 님비에 편승
“외부세력 배제하고 문제 풀어야”

그는 “레이더에서 전자파가 나오면 후세가 살 수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지난 11일 사드 문제로 긴급통합방위협의회까지 소집했다. 사드 이슈를 둘러싼 여론 동향을 파악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주말에도 출근했다.

 정부가 공식 발표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도 평택, 대구와 경북 칠곡·예천, 전북 군산 등 5곳이 사드 배치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안보에 꼭 필요하더라도 우리 지역은 절대 안 된다”는 ‘사드 님비(NIMBY)’ 현상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공재광(새누리당) 평택시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에 ‘평택시 사드 배치 후보지로 적합하지 않아’라는 글을 올려 사드 반대를 공개 천명했다.

그는 “국가 안보를 위해 사드 배치에 공감하지만 평택시가 거론되는 것은 46만 시민과 함께 적극 반대 의사를 표한다”고 했다. 평택시는 정부에 반대 건의를 할 예정이다.

대구·경북진보연대와 대구민중과함께 등 6개 시민단체는 지난 12일 “대구와 왜관이 사드 배치의 최우선 후보지로 오르내리고 있는 점에 깊은 우려를 느낀다”며 “여야 정치인은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조기에 명확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총선을 앞두고 표에 민감한 국회의원들, 특히 안보를 강조해 온 여당 의원들조차 님비 현상에 편승하는 언행을 하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대구 수성을 주호영(새누리당) 의원은 “대구에 사드가 배치되면 거리가 멀어 수도권 방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드 조기 도입을 주장했던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왜 평택을 꼭 집어 이야기하느냐”고 했다.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허만호 교수는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반대를 부추기는 세력이 개입해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이런 경험에 비춰 외부 세력을 배제하고 문제를 푸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