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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완판’…이재용 부회장 3000억 쓸 곳 관심

중앙일보 2016.02.15 00:01 경제 3면 지면보기
1조2000억원 규모의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에 투자하려던 3000억원을 어디에 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권 대비 마련했지만 증자 성공
삼성물산 지분매입 등에 활용 전망

 삼성엔지니어링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한 1조2651억원(1억5600만 주) 규모의 유상증자가 99.9%의 청약률을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실권주는 10만2972주(8억4000만원)만 생겼고, 이 또한 15∼16일 일반공모를 통해 ‘완판’될 전망이다.

 당초 이 부회장은 실권주가 생길 경우 최대 3000억원까지 청약하겠다고 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반공모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29일 이 부회장 측은 “엔지니어링 실권주 인수에 쓰겠다”며 삼성SDS 보유 지분 2.05%를 시간외 매매로 처분했다. 매각 주식수는 158만7000주, 금액은 3800억원(세후 약 3000억원) 규모였다.

 그렇다면 이 부회장은 이 3000억원을 어디에 쓸까. 두 가지 전망이 유력하다. 우선 삼성물산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분 매입에 사용될 가능성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강화됐다”며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500만 주(2.6%)를 처분하라”고 요구했다. 처분 시한은 3월 1일이다.

 이 부회장이 삼성SDI가 가진 물산 지분 인수에 나서면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것은 물론 삼성물산 주식을 시장에서 처분하는데 따른 주가 하락 위험도 방지해 주주들을 끌어안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최대주주(16.5%)인 이 부회장이 물산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 물산이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이라는 것을 안팎에 재확인시키는 효과와 함께 그룹과 전자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는 삼성엔지니어링에 별도로 투자하는 방안이다. 삼성그룹 측은 지난 12일 이 부회장의 투자계획에 대해 “유상증자가 끝난 후 엔지니어링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은 경영 위기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 회생에 직접 나섬으로서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다.

업계는 이 부회장이 엔지니어링 주주가 되면 지난 2014년 무산된 엔지니어링과 중공업의 합병이 재추진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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