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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업계 판도 바꿀 촉매제”…정영완 삼성증권 상무가 본 '스마트 자산관리'시장

중앙일보 2016.02.11 14:49
금융투자업계에 ‘스마트 자산관리’ 바람이 거세다. 스마트 자산관리는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개인 자산을 자동으로 관리해 주는 인공지능 서비스다. 개인별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시장 상황과 고객 의견에 따라 수시로 포트폴리오를 자동 조정해 준다.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 하기에 저렴한 금액에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다.

금융회사와 핀테크 업체들은 스마트 자산관리를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폰 기반이라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고 자산이 적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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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완 삼성증권 스마트사업부장(상무)

정영완 삼성증권 스마트사업부장(상무)은 ‘스마트 자산관리’가 국내 투자업계에 변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봤다. 주식·펀드를 단기매매하는 데서 자산관리 위주로 투자의 트렌드가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상무는 모바일 환경이 발달한 한국에선 고객 신뢰만 얻으면 스마트 자산관리 분야가 개인 자산관리의 필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삼성증권의 스마트 자산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정 상무를 지난 5일 여의도 삼성증권 스마트사업부에서 만났다.
로보어드바이저 등 스마트 자산관리 서비스가 뜨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 수익 확보 전략이 마련되진 않았다.
“스마트 자산관리 서비스는 초기에 연착륙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시장엔 올바른 투자문화가 제대로 도입되지 못했다. 발전 된 투자방식은 장기·간접·분산·해외 투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주식 단기 매매가 중심이 돼 시장이 발달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개인 투자 비중이 약 68%나 된다. 일본이 20% 수준이고 미국은 그것보다도 적은 것에 비교하면 정상적인 상황이라 볼 수 없다. 그렇다고 개인의 재산형성에 주식투자가 도움을 줬다고 볼수도 없다.

스마트 자산관리 시장에선 이런 투자문화를 바로잡아야 한다. 현재 시중금리가 1.5% 수준이다. 돈을 어떻게 불릴 것인가가 모든 사람들의 숙제다. 과거처럼 금리나 부동산으론 돈 벌기가 쉽지 않다. 결국 투자로 갈 수밖에 없다. 자산관리는 아직도 소수의 고액 자산가 중심이다. 스마트폰을 통하면 일반 대중도 투자를 쉽게 할 수 있게 된다. 오프라인 고객관리 비용이 없어 최소 투자금액과 수수료도 낮아질 것이다. 첨단 기술로 일반인이 보다 쉽게 투자에 접근할 수 있게 해야한다. 스마트 자산관리는 신규 투자자로 저변을 넓히면 충분히 수익모델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자산관리를 하기엔 최소 가입금액이 적어 어렵다는 지적도 있는데.
“물론 최소 가입금액이 500만원인 경우엔 펀드를 만들긴 쉽지 않다. 하지만 주식은 가능하다. 가입금액이 500만원인 경우 7~8개 종목을 주식으로 구성할 수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도 적은 금액으로 특정 국가나 산업의 주가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런 상품으론 고객이 자기의 재산상황, 기대 수익 등을 고려해서 적은 금액으로도 충분히 분산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스마트 자산관리 시장이 커지면 최소 가입금액이 50만원에서 몇 억원대 상품까지 다양해 질 것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만족할만한 투자 성과를 내려면 최소한 20개의 종목을 바구니에 담는 게 효과적이라고 본다. 그럴러면 1000만원 정도가 적당하긴 하다.”
그렇다면 국내 주식과 ETF 위주로 스마트 자산관리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나.
"초기엔 국내주식과 국내 ETF쪽으로 투자가 많이 될 것이다. 이후에 시장이 커지면 해외 ETF, 그다음 해외주식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
국내의 스마트 자산관리 서비스의 기술이 초기 단계라는 지적이 있다. 고객 신뢰도 아직 낮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기술이 있는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다. 개인 성향에 따라 맞춤형으로 투자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다. 결국 알고리즘이 중요한데 이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 만든다. 빅 데이터와 유명 매니저의 자산관리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최적의 시스템을 수립해야 한다. 자산관리 서비스는 고객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선결 조건이다. 현재는 고객의 상황과 목적과 상관없이 특정 상품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 자산관리에선 투자자의 재무상황, 기대수익률, 투자 목적 등을 상세히 묻는다. 고객 스스로가 자기 의사에 맞게 체크하면 그에 맞는 최적의 포트폴리오가 제시된다. 현재 삼성증권이 생각하는 전략만 해도 60여 가지다. 물론 초기에는 고객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가짓수를 조금 줄여 제시할 생각이다. 외부에 뛰어난 스마트 자산관리 툴과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업체가 있다면 좋은 외부 펀드를 판매하는 개념처럼 이를 가져와 추천할 수도 있다. 모바일은 고객의 욕구를 자유롭게 그리고 즉각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환경이다.

다만 전체 포트폴리오의 틀을 무너트리는 정도까지 고객 선택지가 넓어지면 안 된다고 본다. 이는 고객이 직접 개별투자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금융사가 고객의 자산을 대신 관리하는 효과를 내려면 고객의 수정과 개입여지를 제한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투자를 실행한 뒤에 고객 임의대로 자산 배분 조정을 할 수 있는 비율을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요한 건 고객이 새 서비스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느냐다. 고객이 투자를 이해하는 단계도 필요하다.”
주식·펀드 투자를 안 해본 이들을 신규 고객으로 유치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투자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증권이 개발해온 ‘팝아이’나 ‘미러링’ 같은 기술이 바로 이런 취지에서 개발됐다. 지난달엔 '스마트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온라인상에서 우리 회사의 인기 일임형랩어카운트 상품인 ‘POP UMA’를 온라인 상에서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최소 가입금액은 2000만원까지 낮췄다. 이외에도 앞으로 출시될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에선 최고 수익률 최저수익률을 시뮬레이션으로 제시하고 포트폴리오 구성도 제시할 것이다. 고객의 의문사항에 대응할 수 있는 오프라인 상담창구에도 약 2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며 스마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온라인 투자일임의 경우 대면 계약만을 허용하고 있다.
“투자판매회사들이 당국이 우려하는 부분을 해결해주고 믿음을 줘야 한다. 건전한 투자문화가 정착되면 정부입장에서도 허용 안 할 이유가 없지 않겠나. 당국이 우려하는 측면을 금융사들이 불식시켜야 한다.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도 이후에 정부가 규제완화에 나섰다. 금융회사의 수준과 투자자 의식이 바뀌면 그에 따라 정부가 자유를 주게 돼 있다. 결국 시간이 흘러 투자자들의 의식이 높아지면 규제완화도 이뤄질 것으로 본다.”
스마트 자산관리가 활성화돼 투자를 손쉽게 하게 되면 손실도 커질 수 있다.
“스마트 자산관리가 오히려 안전할 수 있다. 내 자산의 상황을 수시로 볼 수 있어서다. 정보가 개방돼 있어 고객이 의견을 제시함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정도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점을 가입 단계에서 고객에게 미리 알려준 뒤, 실제 손실이 나면 이를 고객에게 바로 스마트폰으로 알리는 방법이 있다. 그냥 알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환매를 하겠습니까?’라던가 아니면 ‘투자상담을 받으시겠습니까’, ‘금액을 추가 투입하겠습니까’ 등의 대응 방안과 선택지를 제공한다. 현재는 프라이빗뱅커(PB)가 연락을 하지 않으면 자신이 가입한 상품의 수익률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 대부분의 스마트 자산관리 상품은 주식 위주고 파생상품이 없다. 더구나 투자 종목도 코스피200이나 자본잠식이 안 된 기업에 투자하는 조건이 있어 위험성은 크지 않다.”
장기적으로 스마트 자산관리가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까.
“미국이 중심인 세계 온라인 자산관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0억 달러였다. 2020년엔 4500억 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걸로 전망된다. 특히 주식과 펀드 매매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한국은 모바일·인터넷 환경이 좋다. 이미 주식거래에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거래량에서 거의 대등하다. 스마트 자산관리가 고객의 신뢰만 얻는다면 주식매매 중심의 국내 시장을 바꿀 수 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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