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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전면 중단] 발표 후 첫 출근, 개성공단에 전화했더니…

중앙일보 2016.02.1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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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개성공단 전면가동중단을 발표한 다음날인 11일 오전 개성공단으로 공단관계자들이 걸어들어가고 있다. 전민규 기자

'2·10 개성공단 전면 중단' 발표 후 개성공단의 첫 출근날은 어떤 모습일까.

11일 오전 6~9시(북한 시간 기준) 중앙일보는 개성공단 현지 주재원들과 직접 전화 인터뷰를 했다.  주재원들은 북한 당국에서 감청할 우려가 있다는 어투로 “전화가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짧은 대화 속에서도 긴박함이 묻어났다. 이들은 "숨죽은 듯이 조용한 가운데 남측 본사 직원들만 밤새워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오후 7시 개성공단 내 한 구두공장. 북측 근로자들이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 직후 한 주재원의 몸놀림이 빨라졌다. 남측 본사로부터는 “12일까지 재고 물량을 최대한 챙겨서 철수할 준비를 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상황.

이 구두공장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갑작스런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으로 당혹스럽다”면서 “북측 당국(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의 반출 허가가 떨어질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설비나 원자재 반출은 도저히 힘들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업체들은 일부 재고는 가져갈 수 있겠지만 원자재나 금형 등 기기에 대해서는 개성공단에 두고 와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생활용품 제조업체 직원은 “폐쇄에 대비해 제조금형 10% 가량을 남측으로 가져왔는데 나머지 90%는 새로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남한에 있는 공장에 라인을 증설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현대아산이 건설한 송악호텔 관계자는 “13일까지 철수를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철수 준비로 호텔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아직까지 현지 북측 직원들 사이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수자원공사의 한 직원은 “말 그대로 개미새끼 한 마리 없는 분위기”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는 “아직 대다수의 북한 직원들은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소식을 듣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남측 직원들만 조용히 철수 준비하는 것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개성지점 관계자는 “북측 사람들도 생계가 달린 문제에서 (개성공단 전면중단 결정이) 좋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일을 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아침 출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북한 직원이 아직 아무도 공장에 안나왔다"고 전한 제조업체도 있었다.

이현택ㆍ곽재민 기자, 강민경 인턴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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