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옐런 “미국 금리인상 속도 늦출 수 있다”

중앙일보 2016.02.11 02:44 종합 7면 지면보기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0 일(현지시간)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옐런 의장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직접 밝힌 것은 처음이다.

위안화 불안, 글로벌 저성장 거론
금리 속도 조절 직접 밝힌 건 처음

옐런 의장은 이날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 출석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금융시장 혼란과 세계 저성장 국면 등을 거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국내 요인과 해외 요인이 모두 미국 경제에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밝힌 뒤 현재의 세계 금융 불안과 관련해 중국 위안화의 불확실성을 주요 이유로 거론했다. 중국의 저성장을 대외적인 위협 요인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글로벌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은 짙어지고 있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와 유가 하락 등에 이어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역풍까지 몰려오면서 시계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0일에도 전날보다 2.31% 떨어진 1만5713.39에 거래를 마쳐 1년4개월 만에 1만6000 선이 깨졌다. 전날 5.4% 폭락에 이어 연이틀 하락세가 이어졌다.

연이틀 일본 주식시장을 뒤흔든 것은 안전자산을 찾아 일본으로 몰려온 자금이다.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일본 국채와 엔화는 안전자산으로 꼽혔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에게는 악몽 같은 현실이다.

그는 엔화 약세를 통한 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달 29일 ‘마이너스 금리(-0.1%)’ 카드를 빼들었다.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별다른 성과를 못 내는 아베노믹스를 떠받치기 위한 회심의 카드였다.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길 때 오히려 수수료를 내야 한다. 시중은행이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해 엔화 값을 떨어뜨리고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시장은 청개구리처럼 그의 의도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날 국채 투자 수요가 몰리며 엔화가치는 2014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달러당 114.65엔에 거래됐다. 엔화 강세는 구로다에게는 치명타다.

엔화 값이 오르면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출은 당분간 요원하게 된다. 경기 부양도 기대하기 힘들다. 수출업체가 엔화 강세의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이미 수출업체의 실적 악화 우려가 주식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도요타의 주가는 9일 6.12% 떨어진 데 이어 10일에도 0.44% 미끄러졌다. 혼다와 닛산 등의 주가도 이틀 연속 하락했다.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일부에서는 일본은행이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섣부른 판단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금융시장의 혼란은 일본은행의 오판 때문”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경제가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는 징조는 별로 없다. 중국의 경기 둔화세는 완연하다.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12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49.4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제상황도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은 데다 유가의 지속적인 하락도 세계 경제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3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5.9% 하락한 배럴당 27.94달러를 기록했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의 위험 요인이 (중국 등) 신흥시장의 경착륙 우려와 유가 하락에서 선진국의 경기 둔화로 옮겨가 고 있다”고 밝혔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