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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응천 "청와대 일 누설할 생각으로 더민주 오지 않았다"

중앙일보 2016.02.0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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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부인과 함께 운영하는 해산물요리집에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안효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일을 누설할 생각으로 더민주에 오지 않았다. 더민주도 그런 일을 요구할 정도로 천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직접 운영하는 해산물요리집에서 중앙일보와 한 단독 인터뷰에서다.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 참모 중 야당행을 택한 사람은 조 전 비서관이 처음이다. 조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네거티브 대응을 맡았고, 청와대에선 직원 감찰과 인사 검증은 물론이고 박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지만 EG회장을 포함한 친인척 관리 업무도 담당했다. 그런 만큼 조 전 비서관이 제1야당에 영입되자 그가 향후 여권 핵심에 있으면서 파악한 정보로 공격수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조 전 비서관은 본지 인터뷰에서 “청와대를 향한 저격수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앞으로 청와대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지 않냐"는 질문에도 “과거 일을 떠들어서 저쪽(청와대)을 흠집 낼 생각이 없다”고 했다. '정윤회 문건' 유출 파동과 관련해서 그는 “사법에 맡기겠다”고 했다. 조 전 비서관은 정윤회씨등 비선 실세가 국정 운영에 개입했다는 문건을 박지만 회장 측에 넘긴 혐의로 지난 2014년 기소됐으나 지난해 10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새누리당 안대희 대법관이 출마를 선언한 마포갑에서 출마한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제가 그렇게 복잡하게 미리 생각하고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만했다.

인터뷰 동안 조 전 비서관은 3분 간격으로 걸려오는 예약 전화를 받느라 바빴다. 그는 “오늘 하루 더민주에 입당하느라 예약 전화 26통을 놓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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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부인과 함께 운영하는 해산물요리집에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안효성 기자

-입당 회견에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여러차례 가게를 찾아왔다고 했는데 언제 처음 영입 제의를 받았나.

“그건 중요하지 않고. 와~ 질릴 정도였다. 문 대표가 계속 찾아왔다.”

-문 대표가 왜 그렇게 영입을 하려고 했던 것 같나.

“당이 환골탈태하고 거듭나는데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했다고 본다. 제가 커리어는 보수이지만 생각은 뉴트럴(중도)이다. 제 생각에는 국민민복 밖에 없다. 저에게 어떤 사람에게 충성하라고 하면 그건 패거리가 된다. 나는 죽어도 패거리는 안 한다. 나는 조직과 제도에 충성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현실은 조직과 제도, 헌법이 필요없고 사람에 대한, 패거리에 대한 충성만 있으면 되는 것 같다. 다른 쪽에 충성하면 내쳐진다. 나는 언제라도 내쳐질 용의가 있다. 여태까지도 그렇게 내쳐지고 살아왔다.”

-청와대에서도 그런 이유로 내쳐졌다는 뜻인가.

"안(청와대)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말자."

-'레테의 강'을 건넜다고 입당의 변에서 밝혔다. 더민주에 입당한 이유가 뭐냐. (조 전 비서관은 입당의 변에서 ‘대구 태생의 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에겐 어울리지 않는 당이라고 만류하는 이들이 있었다. 오늘이 바로 레테의 강(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망각의 강)을 건너는 순간'이라고 했다.)

“변화의 희망을 봤기 때문이다. 자기 반성, 개혁 그 것이 결국 정책 정당이 되고 대안 세력이 될 수 있다. 정부·여당에 절망을 느껴서이기도 하다.”

-부정과 불의에 맞서 싸우고 정의와 진실을 세우고자 노력했다고 입당회견에서 스스로의 삶을 정의했는데, 문건 유출 사건에서 정의와 진실은 뭔가.

“내가 유출한 게 아니다. 내부적으로 이런 거 알아보라고 해서 보고한 것 뿐이다. 그게 유출됐다. 나한테 유출한 걸로 덮어씌운 걸로 안되니 박지만한테 준 걸로 한 거다.”

-문재인 전 대표가 '당신이 겪은 일을 다른 분이 안 겪게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정치 참여를 결심했다고 했는데 다시 겪어선 안되는 일이 뭐냐.

“억하 심정이 든 일이 많았다. 유출하지 않았는데 했다고 하고. 제 의도와 다르게 지금도 저쪽(청와대)에선 저한테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한다. 이런 거 다 제가 당하는 거다. 저는 강한 야당을 만들려고 하는 건데 불순한 의도이니 이런 걸로 계속 덮어씌우기 하는 거다."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을 ‘제2의 윤필용 사건’이라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스스로를 권력 싸움의 희생자라고 주장하는 건가.

“윤필용 사건이 청와대에서 허구의 사실을 만들어 특정인에게 덮어씌운 거다. 그런 일을 한 곳이 청와대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그냥 넘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도 계속 가서 무죄가 났다. 나한테 덮어씌웠는데 검찰이 한 것도 아니고 청와대가 한 거다."

※조 전 비서관은 3일 아침 ‘김현정의 뉴스쇼’ 에 나와 자신을 영화 ‘내부자’ 속 이병헌(안상구 역)에 비유했다. "거기서 이병헌이라는 사람을 갑자기 강간범, 무슨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 완전히 매몰을 시켜버린다. 저 나름으로는 손모가지 잘린 이병헌 그런…"이라고 했다.

-전직 청와대 핵심 비서관이 해당 정부 임기가 끝나기 전에 야당으로 옮긴게 드문 일이다. 정보도 많이 갖고 있을테고 청와대에서 불편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내가 청와대를 저격하고, 안에서 있었던 일을 누설하고 그런 것을 원했다면 더민주에서 오지 않았을 거다. 더민주가 강해지는데 꼭 필요하다고 해서 입당했다. 더민주가 그런 거 저한테 요구할 정도로 천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문건 유출 사건 등 청와대 때 일에 대한 질문이 계속 나올텐데.

“그런 이야기를 할 생각이 없다고 할 거다. 그때 일을 떠들어서 저쪽을 흠집 낼 생각 없다. 우리가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문건 유출 사건은)사법 절차로 따지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내가 그런거 이야기할 거 같으면 재작년 12월에 억울하게 엮으려고 했을 때 그 때 이야기를 다했지 왜 안 했겠냐."

-더민주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일단 내가 살아온 결이 다르고 궤적이 다르고 발을 둔 곳이 다르고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달랐다. 더민주를 외눈박이가 아니라 두눈박이로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어디에 출마를 하고 싶나.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당시 대구 공천을 받기 위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에 줄을 댔다는 의혹도 있었다.
“그건 당시 청와대에 있던 인사의 작품이다. 나를 청와대 내 반VIP(박근혜) 모임인 7인회의 수장으로 모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를 부도덕한 놈으로 만들고 싶었던 거다. 김 대표는 모르고, 유 의원은 2번 식사를 했다. 하지만 그 뿐이다."

-박지만 EG그룹 회장과 가까운 사이였다. 계속 인연을 이어가고 있나.

“그렇다. 지금 일부 언론에서 나의 출마에 대해 박 회장이 했다는 말들이 나오는데 오보다.”
-식당하면서 어떤 걸 느꼈나.

“우선 내 스케쥴 대로 살 수 없다. 전화는 계속 오고, 병 깨지고 한꺼번에 몇가지가 돌아간다. 가게 안했으면 내가 ‘죄송합니다’하면서 살 일 없었을 거다. 이 가게는 정치를 해도 계속 유지할 거다. 여기서 손님 잘 모시는 것도 의미있는 일 아닌가.”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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