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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케임브리지대 본고사 도입에 "계급 고착시킨다" 반발

중앙일보 2016.02.0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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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케임브리지대 학교 홈페이지]

영국의 명문인 케임브리지대가 이르면 2017년 가을부터 '본고사'를 도입한다.

대학 당국은 2일 "달라진 대입 자격시험 환경에 대응하고, 복잡한 입학 사정 방식은 없애기 위해 과목별로 표준화된 시험을 도입하겠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달라진 대입 환경이란 건 대입자격시험인 2년 과정의 A레벨과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론 1년 차인 AS레벨에선 네 과목 정도를 하고 2년 차인 A2 레벨에선 처음 선택했던 과목 중 세 과목을 선택해 심화학습을 한다. 대학으로선 AS와 A2레벨 성적을 함께 고려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교육개혁 조치로 AS레벨을 이수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 대학들로선 전형 자료가 줄어든 셈이다. 케임브리지대는 "일부 응시생들의 경우엔 AS 레벨 결과가 없을 수도 있어서 우리로선 효과적이면서도 공정한 새 방식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 우려도 적지 않다. 영국 내 명문대들이 계급의 이동보다는 계급 고착을 낳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노동당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알런 밀번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본고사를 도입하는 게 AS 레벨 폐지에 따른 합리적 대응일 수 있다"며 "그러나 계급 이동성이란 렌즈로 보면 동등한 기회가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배경의 학생들로선 (본고사를 위한) 사교육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에 입학하는 공립학교 출신은 각각 56%와 62%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왔었다. 옥스퍼드대 출신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자신이 "흑인 학생은 최고의 대학에서 공부할 가능성보다 감옥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현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일도 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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