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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발사 초읽기…어떻게 탐지하나

중앙일보 2016.02.03 10:36
북한이 오는 8일부터 25일 사이에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계획을 밝히면서 한·미·일 군과 정보 당국이 바빠졌다. 그동안 한미 정보 당국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 위성발사장(로켓 발사장)을 집중 감시해 왔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함께 소위 '요주의 지역'으로 분류돼서다.

정부 당국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셋트'로 진행을 해 왔다"며 "지난달 6일 핵실험 이후 동창리 일대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고, 이 지역에서 분주한 움직임이 감지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발사일정을 공개함으로써 그동안 '감시'체제를 유지하면서도 '탐지'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인공위성과 군사위성 등을 통해 공중에서 발사 움직임을 감시해 오던 것에 더해 지상과 해상에서 레이더를 통해 발사시 궤도추적에 대비하고 있다. 당장 사실이 알려진 지난주말 일본은 장거리 탐지 레이더가 장착된 이지스함을 출항시켰다.

한국군 역시 북한의 로켓이 날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서해 지역에 이지스함을 보강했다. 군 관계자는 "기존에 한 척의 이지스함이 서해쪽에서 활동을 했는데, 추가로 한 척을 제주도 쪽으로 배치했다"며 "상황에 따라 나머지 한 척도 추가로 합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해상에 배치된 이지스함이 먼저 탐지하고, 로켓이 탐지거리를 벗어나면 그 뒤에 대기하던 이지스함이 이어받아 궤적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이지스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가 자신의 딸 아테나에게 준 방패의 이름이다. '신의 방패'라고도 불린다.

이지스 구축함에는 SPY-1D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가 장착돼 있어 최대 1000㎞ 밖의 탄도탄을 탐지할 수 있다. 2009년과 2012년 당시 변산반도 서쪽 해상에서 대기하던 세종대왕함이 미국과 일본의 이지스함보다 빠른 발사 54초 만에 탐지했다.

또 육지에선 탐지거리가 500㎞이상인 그린파인 레이더가 가동되고 있다. 통상 400~500㎞를 탐지하는 이지스함의 레이더가 1000㎞를 탐지하려면 범위를 좁히고 출력을 높여야 한다. 시야가 좁아지는 셈이다. 반면 그린파인 레이더의 경우, 거리는 다소 짧지만 탐지 범위가 훨씬 넓다.

여기에 공군이 운영중인 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의 공중감시 레이더 역시 탐지에 유용할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지스함이나 그린파인 레이더는 지구가 둥글고 사용하는 전파는 직진하는 성격이어서 목표물이 수평선이나 지평선 위로 올라와야 탐지가 가능하다"며 "피스아이는 공중에서 탐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 빨리 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이 보유한 위성들도 감지와 탐지에 가세했다. 미국은 로켓에서 뿜어 나오는 배기가스의 열을 감지하는 DSP조기경보위성, 우주기반적외선탐지시스템 위성(SBIRS) 등을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영국 런던에 있는 유엔전문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에 2월 8~25일 국가우주개발계획에 따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을 쏘아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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