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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ITU "北이 제공한 정보는 너무 미비…정식 등록 어렵다"

중앙일보 2016.02.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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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일 ‘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한 유엔 산하 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산제이 아차리야 대변인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제공한 정보가 너무나도 미비하다(very, very incomplete)”며 “국제 주파수 등록원부(Master International Frequency Register)에 정식 기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차리야 대변인은 한국시각 3일 오전 1시경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히며 국제 주파수 등록원부 기재 필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이 요구하는 ‘평화적 위성 발사’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선 국제 주파수 등록원부 기재가 국제 관례상 필수적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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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리야 대변인은 “북한 측에게 추가 정보를 요구했으나 아직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가 적시한 요건은 ▶위성의 예상 위치▶발사 궤도 관련 수치▶위성이 전파하는 주파수 등이다. 아차리야 대변인은 “북한의 주장대로 평화적 위성발사로 인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요청한 정보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답했다. 북한의 주장을 현재로서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모든 위성망은 국제법적 효력을 지닌 국제전파규칙(Radio Regulation)이 명시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ITU에 국제등록을 해야만 국제적 인증 및 보호 받을 권리를 갖게 된다. ITU를 거쳐 국제 주파수 등록원부에 국제 등록을 완료해야만 정식 위성으로 인정되는 셈이다.

이를 위해 통상적으로 위성 발사 2달 전에는 ITU에 발사 계획을 통보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해사기구(IMO)에 2일 “이달 8~25일 사이에 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관례를 무시하고 짧게는 엿새에서 최장 23일의 말미만 일방 통보한 셈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는 추가 도발에 따른 국제 제재를 피하기 위해 평화적 위성 발사라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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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리야 대변인은 북한의 통보가 “김광철 체신상의 명의로 스위스 제네바 북한 대표부를 통해 2일 전달됐다”며 “북한이 밝힌 위성의 종류는 비정지궤도(non geo-stationary orbit) 위성이며 4년간 운용 예정인 지구관측위성(Earth observation satellite)”이라고 말했다.

ITU에 한국은 1952년, 북한은 1975년에 가입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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