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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새 지구 두바퀴…스피스, 고난의 행군

중앙일보 2016.02.03 00:52 종합 25면 지면보기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23·미국)가 ‘고난의 행군’을 마쳤다. 아시아, 카리브해, 태평양, 오세아니아, 중동 등을 돌며 3개월 여 동안 7만8000㎞를 이동하는 대장정이었다. 지구(4만192㎞)를 두 바퀴 가까이 도는 험한 일정이었다. 스피스는 1일 싱가포르 오픈으로 대장정을 마친 후 "다시는 이런 일정을 짜지 않겠다”고 했다.

한국·호주 등 7만8000㎞ 이동
7개 대회 뛰며 56억원 벌었지만
“다시는 이런 일정 짜지 않을 것”

그의 행군의 첫 기착지는 대한민국 인천이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플레이오프를 마치자마자 프레지던츠컵 참가를 위해 한국에 왔다. 이어 중국 상하이(HSBC 챔피언스)로 건너갔다가, 호주 시드니(호주 오픈)를 거쳐 카리브 해의 바하마(히어로 월드 챌린지)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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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하마에서 열린 히어로 월드 챌린지는 이벤트 대회지만 대선배 타이거 우즈가 주최하는 행사여서 거절하기도 어려웠던 모양이다.

미국 텍사스에 있는 집에서 잠시 쉬면서 샷을 가다듬은 그는 새해가 밝자마자 하와이(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를 거쳐 중동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HSBC 아부다비 챔피언십)에 갔다가 싱가포르(싱가포르 오픈)를 돌아 1일 귀국했다.

3개월의 원정 기간 그는 PGA 투어는 물론 유러피언 투어, 아시안 투어, 호주 투어 등에다 국가대항전과 이벤트 대회 등 7개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 수는 많지 않았지만 워낙 이동거리가 길었다. 날씨 탓에 허비하는 시간도 많았다. 아부다비에서는 안개 때문에 경기가 지연돼 아침에 골프장에 나왔다가 종일 기다리기를 반복했다.

원정의 마지막인 싱가포르에서는 전담 캐디가 발목을 다쳐 에이전트가 대신 캐디를 맡았다. 더구나 싱가포르 오픈은 폭우와 낙뢰로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다 일정이 하루 연장되기도 했다.

그래도 스피스는 ‘세계 1위’다웠다. 원정 기간 출전한 6개 대회에서 모두 7위 안에 들었다. 충분히 쉬고 나간 현대 토너먼트에서는 30언더파라는 압도적인 기록으로 우승했다. 2위도 두차례나 했다.

수입도 짭짤했다. 스피스는 국가대항전 프레지던츠컵을 제외한 6개 대회에서 상금만 184만3200달러(약 22억2340만원)를 벌어들였다. 아시아에서 열린 두 대회에선 초청료로만 270만 달러를 챙겼다. 석 달 동안 상금과 초청료를 합쳐 약 56억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스피스가 강행군을 마다하지 않은 이유는 세계랭킹 1위로서 책임감도 한몫 했다. 그는 세계를 돌면서 골프를 전파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생각을 바꾼 듯하다. 스피스는 “이번 일정은 끔찍했다. 지난 겨울 거둔 성과에 만족하지만 미국과 다른 나라를 오가는 일정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스피스는 이번주 휴식을 취한 뒤 12일(한국시간) 페블비치에서 열리는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 참가한다. 그는 “앞으론 메이저 대회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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