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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저자 루트번스타인이 말하는 유아 창의력 키우기

중앙일보 2016.02.03 00:02 Week& 7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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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저자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21세기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새롭게 조합하는 창의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의성은 삶의 원동력…어릴 적 예술 경험에서 싹튼다

내 자식 다 안다는 생각은 자만
성별·성격에 대한 부모의 편견 깨고
다양한 경험과 예술적 체험 제공해야

아이의 창의력 키우기는 부모라면 한 번쯤 고민하는 문제다. 세계적인 생리학 석학이자 『생각의 탄생』 저자인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유아기 다양한 경험과 자극이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을 키운다”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위인들이 어린 시절부터 지켜온 13가지 생각 발상법을 소개했다. 최근 방한한 루트번스타인 교수를 지난달 28일 청담 아이가르텐(i-Garten) 서초반포캠퍼스에서 만났다. 아이가르텐은 청담러닝의 유아 대상 영어유치부 브랜드다.

 
『생각의 탄생』은 사학자인 아내 미셸 루트번스타인과 공동 집필했다. 생리학자와 사학자가 유아 창의력 교육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유아 창의성에 대한 연구는 전에도 많았다. 그러나 나는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창의력 테스트에 의문이 있었다. 그래서 창의적인 성인의 어린 시절을 조사해보기로 했다. 그 결과 노벨상 수상자 대다수가 홈스쿨링을 택했으며 그들만의 교육, 남과 다른 생각을 이끄는 사고 체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세계적인 과학자나 예술가들은 어릴 때부터 오감을 활용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이었다. 뇌 과학자들의 다양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질병으로 감정이 없어진 사람들은 문제 해결력이 현격히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감정이 없기 때문에 어떤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고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성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반대로 평소 오감을 활용해 호기심을 발휘하는 사람들은 어떤 상황을 맞으면 세밀하게 기억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결과를 도출하려는 욕구가 있었다. 창의성은 특정 학문 분야에 국한된 게 아니다. 삶의 원동력이 되는 에너지다. 그 에너지를 확장하고 기틀을 마련하는 시기가 유아기이기 때문에 창의력 교육 중에서도 유아 창의력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유아기에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을 해야 하나.
“유아기 창의력 교육이라고 해서 어떤 거창한 걸 떠올리지 말라. 나는 아이들에게 세 가지를 가르치라고 말한다. 첫째는 아이들에게 평생 지식을 즐기는 지식 탐험가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 졸업하면 공부가 끝나는 게 아니라 평생의 화두를 가지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앎의 즐거움을 알려줘야 한다. 둘째는 본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도전 의식을 길러줘야 한다. 스스로 찾는 힘은 남과 나의 차이를 가져온다. 셋째는 무지를 가르치라고 한다. 대학에서 비 이과 전공생들에게 과학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싫다고 답한다. 과학 자체가 싫은 것이 아니라 배우는 방식이 싫기 때문에 과학에 대한 편견이 생긴 경우가 가장 많았다. 나는 모든 수업의 마지막 5분간은 아직 해결되지 못한 인류의 고민에 대해 토론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과학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아이들에게 지식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그러면서 통합적 사고를 키울 수 있다. 여러 현상을 고루 이해하고 다양한 시각을 접하면서 나의 생각이 정립되기도 하고 풍부한 지식이 쌓인다. 유아기에는 명화를 보고 명작을 듣고 그것을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창의적 사고의 싹을 틔울 수 있다.”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기 위한 부모의 역할은.
“책에 쓴 모든 과정은 나와 아내가 우리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끼고 배운 것들이다. 딸은 어려서 굉장히 조용하고 또래보다 늦게 걸었다. 부모로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어서 춤을 배우도록 했다. 딸이 조용한 편이어서 춤을 싫어할 거라는 편견이 있었다. 그래서 ‘조금 하다 말겠지’ 했는데 딸은 서른두 살인 지금까지도 취미로 춤을 출 정도로 춤을 사랑한다. 섣부른 부모의 판단, 나는 내 자식을 안다라는 오만은 부모의 눈을 가릴 때가 있다. 부모는 뭔가를 잘하는 모습보다 노력하며 배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은 양육 방법이다.”

스스로의 자녀 교육에 어떤 기준이 있었나.
“아이들이 어릴 때는 학교 공부가 최우선임을 강조했다. 숙제나 프로젝트는 다른 일보다 먼저 하도록 했다. 그렇지만 성적은 중시하지 않았다. 성적이 아이의 실제 실력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부 잘한 아이가 사회에서 성공하는 건 아니다. 문제 해결력이 더 중요하다. 세상에 쓸모 없는 배움은 없다. 예술이 절대적인 창의력의 도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배우는 과정을 통해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 미국에도 남자아이가 춤추는 걸 보면서 ‘여자아이들의 놀이’라고 말하는 아빠들이 있다. 그렇지만 아빠가 먼저 춤을 추면 어떨까. 편견은 아이가 할 수 있는 영역의 문을 닫는 일이다. 내 아이가 할 수 있는 100가지 일을 남의 눈 때문에, 혹은 내가 싫어서 30가지, 10가지로 축소할 수 있다는 거다. 편견 없는 다양한 경험과 예술적 체험, 이것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통합 교육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창의 교육 방식이다.”

김소엽 기자 kim.soyu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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