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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중의 썰로 푸는 사진] 눈 내린 풍경, 에로틱한 겨울 추상

중앙일보 2016.02.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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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은 날씨 마져 동서로 나뉘어졌습니다. 해마다 하얀 설국을 연출했던 영동지방은 눈 구경 하기가 어렵습니다. 겨우네 난데없는 건조주의보가 계속됐습니다. 가뭄으로 시름이 깊습니다. 29일 사실상 동해안 지방에 올 겨울 첫눈이 왔지만 여전히 목이 마릅니다.

반면에 서해를 끼고 있는 충남과 호남, 제주에는 폭설이 내려 한바탕 북새통을 치렀습니다. 눈은 '겨울에 내리는 비'입니다. 겨울은 춥고, 눈이 많이 내려야 봄에 가뭄 걱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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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 내린 겨울풍경을 사랑합니다. 눈은 포근한 이불처럼 느껴집니다. 아무리 모난 물체라도 눈이 쌓이면 부드러운 곡선이 됩니다. 직선이 곡선으로 바뀌고, 고유의 형태와 색이 사라지는 반전의 미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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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계곡에서 자연이 그린 추상화를 봅니다. 순백의 청정함과 부드러운 곡선에서 아름다운 여인의 몸이 연상됩니다. 에로틱한 겨울 추상입니다. 봄이 되면 눈이 녹아 흘러 강이 되고, 생명을 싹 틔우겠지요. 겨울이 가기 전에 강원도에 눈이 많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주기중 기자·click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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