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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당 60억원…가장 미국적인 스포츠 이벤트 '수퍼보울' 경제학

중앙일보 2016.02.0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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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선데이(Super Sunday)'가 다가오고 있다.

올해로 50번째를 맞이하는 미국프로폿볼(NFL) 수퍼보울(Super bowl)이 오는 8일(한국시간) 오전 8시 30분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NFL 최고의 팀을 가리는 이 단판 승부에 미국 전역이 들끓고 있다. 미국인들은 수퍼보울이 열리는 일요일을 ‘수퍼 선데이’라고 부르며 축제를 즐긴다.

아메리칸 컨퍼런스(AFC) 덴버 브롱코스와 내셔널 컨퍼런스(NFC) 캐롤라이나 팬서스가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맞붙는다. 쿼터백 페이튼 매닝(39)이 이끄는 덴버는 강한 수비가 돋보인다. 마흔줄에 접어든 매닝은 수퍼보울 우승으로 화려했던 선수생활의 마침표를 찍겠다는 각오다.

캐롤라이나는 '떠오르는 별' 캠 뉴튼(27·쿼터백)을 중심으로 빠른 공격을 앞세워 상대를 압도한다. 캐롤라이나가 '젊은 창'이라면 덴버는 '노련한 방패'다. 플레이 스타일이 확연히 다른 두 팀의 대결에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해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시애틀 시호크스의 수퍼보울 당시엔 미국 인구의 3분의1인 1억1440만명이 TV앞에 모였다. 경기 시청을 위해 판매된 TV가 950만대나 된다는 통계도 있다. 지난해 평균 시청률은 49.7%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소매협회(NRF)는 지난해 수퍼보울 한 경기로 유발된 경제효과를 143억 달러(15조원)로 추정했다. TiqIQ 등 티켓 거래 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티켓 가격은 평균 5000달러(600만원)나 된다. 경기장 내부의 최고급 스위트룸을 빌리는 가격은 50만 달러(6억원)를 호가한다.

매년 순번을 정해 수퍼보울을 중계하는 미국의 3대 전국 방송사(CBS·FOX·NBC)와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의 한해 NFL 중계권료는 연평균 50억 달러(5조원)규모다. 방송사들의 광고 수익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수퍼보울 주관 방송사 NBC의 30초 광고는 450만 달러(54억원)에 팔렸고, 총 광고액만 4억 5000만 달러(약 5400억원)에 이르렀다.

올해는 11% 늘어난 30초당 500만 달러(60억원), 총 광고액은 5억 달러(6000억원)를 이미 확보했다. 1초당 2억원짜리 이 광고는 지난해 11월 이미 완판됐다. 광고료는 최근 10년 사이 75%나 상승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의 30초 광고료는 수퍼보울의 9분의1인 57만 달러(7억원)에 불과하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전 세계에서 약 10억명이 수퍼보울을 지켜보기 때문에 기업들은 광고비의 2배인 1000만 달러(120억원)의 효과를 누린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래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수퍼보울 광고를 탐낸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에 이어 LG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광고에 참여했다. 기아차는 7년 연속 광고를 하고 있고, 2014년 제네시스 광고로 재미를 본 현대차는 올해 자동차업계 중 가장 긴 3분동안 광고를 한다.

영화 ‘마션’을 연출한 명감독 리들리 스콧이 LG전자의 신제품 TV 광고 제작을 맡았다. 전반전이 끝나고 열리는 하프타임쇼는 가수들에겐 꿈의 무대다. 올해는 미국의 비욘세와 콜드플레이, 브루노 마스가 무대에 오른다.

올해 수퍼보울 승자는 덴버도 캐롤라이나도 아닌 닭날개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닭고기협회(NCC)는 경기 당일에만 ‘버펄로윙’으로 불리는 닭 날개가 13억개나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인구 3억2000명이 한 사람당 평균 4개씩의 버펄로윙을 먹는다는 이야기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에 따르면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는 단연 미식축구(47%)다. 1985년 이후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다른 인기 스포츠인 야구·농구·아이스하키 등을 모두 합해도 미식축구의 인기를 당해내지 못한다.

미식축구는 공을 갖고 전진하면서 상대 지역을 점유하다 마지막에 상대 땅을 점령하면 점수를 얻는 경기다. 미국인들의 프런티어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미식축구는 19세기 후반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이 처음 시작했다. 육체적인 다툼과 지적인 작전이 결합되면서 미국인들이 느끼는 대리만족도 커졌다. 그 중에서 최고를 가리는 수퍼보울에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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